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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서 깨닫는 내 주변의 아름다움

2019-12-04기사 편집 2019-12-04 16:40:01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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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좋겠어요] 김용택 지음/난다/224쪽/ 1만 4000원

첨부사진1김용택 시인. 사진=난다 출판사 제공

'당신의 목소리는 내 몸과 마음으로 번져나가 그리움이 되어요/ 강가의 나무가 되어요/물결이 닿는 돌이 되어요/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좋겠어요/ 물결이 되어 가닿으면 출령여주는 바위 속 말고 가만히 날 보는 산기슭이면 좋을 텐데'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좋겠습니다

일상을 존중하는 방법을 나긋하게 알려주는 김용택(71) 시인이 신간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좋겠어요'를 펴냈다. 사람들의 행동을 강요하고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시, 일기, 편지의 형태로 솔직하고 담담하게 풀어냈다.

산골 강가 작은 마을에 사는 김용택 시인은 매일 심심하다. 너무 심심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모를 때도 있다. 그래서 참새 밥통을 생각하는 일, 떨어진 나뭇잎을 뒤집어보는 일, 일흔두 해를 바라보고 산 느티나무를 새로 보는 일에 애정을 뒀다. 그리고선 하루를 지내온 그 어느 지점의 강가에 앉아 하루의 답을 버린다.

그는 매순간 보는 사람이다. 그는 머리보다 눈을 우선에 두는 사람이다. 보는 그대로 말하고 말한 그대로를 따른다. 그런 그에게 말을 몸으로 솔직하게, 곧이곧대로 보여주는 것은 자연 뿐이다. 그래서 그 자연 속으로 빠르게 스며들어 글을 썼다. 천천히 흘러가는 자연 속에 살며 싫증도 냈다가 다시 깊은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을 담아낸다.

나이 칠십을 넘어서도 시인은 모든 것이 새롭다고 말한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의 근저에는 평생 "나는 끝까지 어리다"라 말해온 김 시인의 변치 않은 동심이 깔려있다. 새로움을 발견하러 다니는 특유의 부지런함과 시인만의 소박하고 겸손한 시선으로 뚝심 있게 매 페이지를 채우고 있다.

거기서 혼자 놀다 나올 때면 해는 떴다 져 있고 계절은 왔다 가 있고 배는 불렀다가 꺼지고 아내는 어느 틈엔가 나이가 들어 있고 딸은 어느 틈엔가 자라 있어 그는 토끼같이 둥근 눈을 더 크게 뜬 채 두리번거린다. 그 눈 가득 호기심이야 이루 말할 수 없는 깊이다.

글에도 자주 등장하는 시인의 딸 김민해가 그림을 그렸다. 글과 그림이 묘하게 닮아 있는 데는 서로가 서로의 결을 빼닮아서일 거다. 욕심이 없고 잘 버리고 그러나 곧고 그리하여 심플하다. 나무라 비유해볼까나. 만만한 게 나무인 줄 알았는데, 내 아는 게 나무라 여겼는데, 만만치 않은 게 나무임을, 세상 어떤 나무도 간단치가 않음을 알게 한 이 책의 힘은 한 구덩이 속 제자리에서 평생을 사는 나무의 그대로 거기 있음, 가면 늘 거기 있음의 묵묵함에서 또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쉬운 게 그렇게나 어렵다는 얘기일 거다. 나무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나무를 보게는 하는 책, 시인 김용택을 좇아보니 그렇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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