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상영된 영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성적이 떨어진 주인공의 비극적 결말로 끝나는 이 영화는 당시 10대들의 가장 큰 고민인 성적 문제를 다뤘다.

모든 것이 경쟁인 상황에서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자조적 목소리가 한 때 유행하기도 했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 우리나라 부모들의 교육열.

이러한 부모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학생들의 노력이 때론 가여울 때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학생들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는 얼마나 될까.

유의미한 연구 결과 하나가 눈에 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일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18` 결과를 공식 발표했는데,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높은 반면 삶의 만족도는 여전히 OECD 평균치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PISA`는 만15세 학생의 읽기, 수학, 과학 소양의 성취와 추이를 국제적으로 비교하고, 교육맥락변인과 성취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3년을 주기로 시행되는 국제 비교 연구다.

`PISA 2018`은 전 세계 79개국(OECD 회원국 37개국, 비회원국 42개국)에서 약 71만 명이, 우리나라는 190개교 총 6876명(중학교 34개교 917명, 고등학교 154개교 5881명, 각종학교 2개교 78명)이 참여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37개 OECD 회원국 가운데 읽기 5위, 수학 2위, 과학 4위 등 모든 영역에서 학업성취도가 높았다.

그러나 삶의 만족도(6.52)는 3년 전(6.36) 조사 때보다 높아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OECD 평균(7.04) 아래다.

71개 국가 중 65위로 최하위권이다.

다만 OECD 회원국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 평균이 하락한 반면 우리나라는 조금 상승한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4일 배부, 올해도 수험생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그리고, 때맞춰 4일 어느 신문 1면을 장식한 고등학교 입학 후 본 첫 시험에서 127명 중 126등을 한 학생이 각고의 노력 끝에 이번 수능에서 만점을 받은 얘기.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지만 지금 이 순간 전국의 많은 수험생들에게 이 학생이 부러움의 대상인 것만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박계교 지방부 서산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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