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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고래, 꿈을 안고 하늘을 날다

2019-12-06기사 편집 2019-12-06 07: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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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효진 아름중 교사

"우와! 선생님, 고래가 하늘에서 헤엄쳐요!", "이거 정말 우리가 만든 거 맞아요?"

초롱초롱한 눈빛의 시연이가 학교 로비 천장에 매달려 있는 고래 세 마리를 보고 감탄을 한다. 눈빛을 반짝거리며 서희도 거든다. 아무래도 자신들이 만든 고래 모형이 믿기지가 않나 보다. 아름중학교 로비 공중에는 이번 자유학기제 수업에서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거대한 고래 세 마리가 헤엄을 치고 있다. 1학년 학생들이 한 학기동안 진행된 자유학기제 예술체육 프로그램 '설치미술'반에서 매주 한땀 한땀 정성들여 만든 세 마리의 고래모형이다.

미술 수업을 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 미술 수업에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창작 활동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시간, 장소, 인원수 등의 제약으로 인해 개인 창작 활동만을 수업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미술을 못하는 혹은 흥미가 없는 학생들도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을 하고 싶었고 또한 학생들이 자신들이 창작한 결과물에 의미를 부여하고 감동을 얻을 수 있는 수업을 하고 싶었다. 고민 끝에 설치 미술 수업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평소 거대 미술 작품을 만드는 수업은 꾸준한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더욱 힘든 수업이라 엄두도 못 내었지만 자유학기제 수업이라 가능하리라 믿었다.

학교에 설치할 설치미술 작품으로 무엇을 만들 것인지 부터 학생들에게 물었고, 현수가 제안한 꿈고래를 제작하기로 정했다. "국어 시간에 '고래를 위하여'라는 시를 배웠는데, 너무 좋았어요. 고래가 꿈을 꾸듯 헤엄치는 거 만들어서 전시해요"라는 의견에 학생들 모두 찬성했고, 그 때부터 우리는 꿈을 안고 헤엄치는 고래 제작에 몰두했다. 고래의 밑그림을 그리고 우드락을 자르고, 채색하고 보강물을 만들었다. 학생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제 역할을 나누어 고래 제작을 했다. 평소에 까불거리고 쾌활한 어린 아이들로만 봤던 아이들이 고래 제작이 시작되자 전문가 못지않은 열정과 실력으로 참여하는 모습에 눈물이 날 뻔 했다. 꿈고래 제작을 계획하고 제작을 시작한지 한 달이 지나갈 때쯤 꿈고래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었고, 역동적으로 헤엄치는 고래가 완성되었다. 아이들은 꿈고래 제작 중에 인내를 보여 주었고, 협동을 보여 주었으며 완성하고 나서는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모습을 보니 내가 수업에 대해 고민한 것들이 헛된 고민이 아니었다고 생각되었고, 끝까지 참여해 준 아이들에게 너무 고마웠다.

꿈고래가 전시되고 나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지나가는 학생들이 사진을 찍고 멋있다고 칭찬을 했기에 제작에 참여한 학생들은 자부심이 넘쳤다. 이번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열정과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수업 계획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학생들은 협력해서 힘을 하나로 모았을 때 아무리 어려운 과제라도 해낼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꿈을 안고 공중을 헤엄쳐 다니는 꿈고래. 언젠가는 전시에서 내려오고 또 언젠가는 소멸되겠지만 다 함께 협동해 고래를 정성들여 만든 자유학기제 수업 학생들 가슴 속에서는 영원히 꿈고래가 꿈을 안고 헤엄쳐 다니고 있을 것이다. 김효진 세종 아름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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