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자리가 1년 전보다 늘어났지만 결코 달갑지가 않다. 한창 일을 해야 할 청·장년 일자리가 오히려 줄어든 탓이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2018년 일자리행정통계`를 보면 지난해 일자리는 1년 전에 비해 26만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자리가 늘어난 것은 반길 일이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실망스럽다. 60세 이상 노인 일자리는 25만개 늘어난 반면 30-40대 일자리가 13만개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점차 사회가 노령화되면서 노년층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각 분야에서 능력을 펼쳐야 할 비교적 젊고 유능한 30-40대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이 같은 청·장년 일자리나 취업 감소는 비단 지난해만의 일은 아니다. 올 들어서도 비슷한 흐름을 이어오고 있어 걱정이다. 올 2분기 통계를 보더라도 60세 이상 일자리는 지난해 보다 22만 8000개 늘었다. 전체 일자리 증가의 절반에 달하는 수치다. 하지만 30대는 7000개 증가에 그쳤고, 40대 일자리는 2만 6000개나 줄었다. 이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이 고용효과를 즉시에 볼 수 있는 노인층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쓰레기 줍기 등 짧은 시간의 단기 공공 노인 일자리만 늘어났다는 얘기다. 정부는 내년에도 1조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74만개의 노인 일자리를 만든다고 하니 노년층 일자리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자리 개수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질적인 문제다.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모든 연령층의 일자리가 늘면 좋지만 노인층 단기 일자리에 집중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경제의 활력을 위해서도 허리나 다름없는 30-40대의 일자리가 늘어나야 한다. 그것도 임시나 단기가 아닌 양질의 일자리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기업의 고용확대가 이뤄져야 한다. 기업의 투자 촉진에 방점을 둔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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