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이무기들이 미국 LA 도심 한가운데서 치열한 사투를 벌인다. 500년마다 한 번씩 나타난다는 여의주를 얻기 위해 악한 이무기와 선한 이무기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대결을 펼친다. 여의주를 입에 물고 승천하기 위한 이무기들의 죽음을 오가는 싸움 끝에 여의주를 얻은 이무기는 우리나라 고유의 민요 아리랑이 흘러 나오면서 용이 되어 승천한다. 이 내용은 영화 `디워`의 마지막 장면이다.

예로부터 용은 상상의 동물이자 왕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용은 권력과 신분상승은 물론 한 나라를 다스리는 황제 그 자체였다. 용은 고대 중국에서 발생한 상상의 동물로 9가지 동물의 부부적인 형상을 따 조합되었다고 한다. 비와 바람을 다스리는 인간의 기원의 대상이 되기도 했으며 백성을 다스리는 자신과 용을 동일격으로 삼았다. 용은 한 나라의 황제를 지칭했다.

조선에서도 임금의 얼굴을 용안이라 했으며 임금의 옷을 용포라고 했다. 그만큼 용은 최고의 자리를 상징하는 것이었다.

용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잠룡은 물속에 잠겨서 힘을 기르고 있는 용이고 현룡은 세상으로 나와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려는 용이다. 비룡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하늘 높이 날아가는 용이다. 용이 아니면서 용인 척 하는 이무기도 있다. `용이 되려다 못된 이무기`라는 말처럼 말 그대로 용인 척 행사를 하는 경우다.

내년 총선 서막이 올랐다.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되면서 수 많은 용들이 저마다 비룡을 꿈꾸며 꿈틀거리고 있다. 여의주를 입에 물고 승천하는 용처럼 이들의 최종목표는 단연 여의도 입성이다. 내년 총선에 나서는 수 많은 예비후보들이 북 콘서트나 출판기념회를 잇따라 열며 정치적 행보에 나서고 있다. 어떤 이들은 득실을 따지며 어느 선거구에 나올지 고민을 할 것이고 자천타천 거론되는 인물도 있을 것이며 멀리서 관망만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수 많은 용이 승천을 꿈꾸며 정치 한 복판으로 뛰어들었다. 이 전쟁에는 승자와 패자만이 존재할 뿐이다. 용의 가장 아름다움 모습은 비룡이다. 화려한 모습으로 승천하는 비룡이 될지 아니면 용이 못 된 이무기로 머무를지는 이들의 행보에 달렸다. 승자와 패자를 떠나 공정한 경쟁이 국민들의 바람일 것이다.

황진현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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