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PC방 고양이, 천안 강아지 석궁 등 학대 지속 발생하고 학대유형 잔인해져

동물학대 그래픽=뉴미디어팀
동물학대 그래픽=뉴미디어팀
동물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학대 유형도 잔인해지고 있어 처벌 강화 등 대책이 요구된다.

지난해 부산의 한 PC방에서 키우던 새끼 고양이를 잔인하게 학대해 죽인 A(18)씨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A씨는 지난해 11월 16일 새벽 부산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 중 새끼 고양이를 때리고 찌르는 등 학대해 죽이고 사체를 건물 3층 밖으로 던진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충남 천안에서는 한 가정집에서 키우던 애완견이 몸통에 화살을 맞고 피를 흘린 채로 발견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부산 PC방 18세 아르바이트생 고양이학대사건 범인 강력처벌을 요청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으며, 5일 오후 4시 기준 1만 6282명이 참여했다.

청원을 올린 이는 "영국과 같은 선진국에선 동물학대범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서 범죄예방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한국은 동물에 대한 학대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음에도 처벌이 약하니 그 잔혹성이 극에 달하고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다"며 "경각심을 갖도록 강력처벌을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동물학대는 형사처벌 대상이지만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일각에서 처벌수위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행 동물보호법상 반려동물 학대로 죽음에 이르게 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데 현재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올리자는 내용의 개정안이 국회에 올라가 있다.

전문가들은 폭력성이 동물에게 표출되면서 발생한 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선 관련 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조은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동물학대는 폭력에 대해 저항할 수 없는 대상인 동물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인식이 표출된 형태"라면서 "이러한 폭력성은 어린 시절 학대의 경험, 자기중심적이고 공감능력이 저하되어 있는 반사회적 성격장애, 낮은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신이 제압할 수 있는 대상에게 통제의 힘을 표출하고자 하는 욕구 등 여러 요인과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교수는 "이런 행동이 반복될수록 폭력 행동 및 그로 인한 만족감이 학습됨으로써 더욱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며 폭력의 강도가 점점 더 높아진다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서경원 충남대 수의학과 교수는 "동물을 대하는 수준을 보면 그 나라의 복지수준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동물과 인간, 자연 등 각자 역할이 있는 존재로 지구를 형성하는 요소 중 하나"라면서 "동물학대를 가볍게 여기면 안된다. 학대행위가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어릴 때부터 인식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법을 강화해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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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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