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오늘부터 이틀간 이어진다. 문재인 정부 들어 두 번째 총리로 지명된 정 후보자는 6선 국회의원에 국회의장을 역임한 중진으로 당내외를 막론하고 친화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해 17년간 근무하면서 상무까지 지냈고 노무현 정부 때는 산자부 장관도 지내는 등 실물경제에도 밝은 인물이다. 하반기 국정을 `협치`와 `경제`에 무게를 두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도 그의 이런 이력을 감안해 후보자로 지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제1야당인 한국당은 정 후보자의 능력 여부를 떠나 임명 동의안에 반대하고 있다. 입법부 수장을 지낸 사람이 행정부 총리로 가는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삼권분립 정신에 정면 배치된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국가 의전서열 2위에서 5위로 가는 것을 두고서는 국회에 대한 도전이자, 굴욕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20대 국회 전반기 의장을 지낸 사람이 20대 국회에서 동료 의원의 검증을 받아야 하는 현실이 우스꽝스럽다는 비판도 있다. 일단 한국당은 임명 동의안 반대를 천명했지만 청문회는 예정대로 진행하는 등 `흠집 내기` 여론전을 예고했다. 청문특위 위원들은 정 후보자의 친인척 채무관계, 미신고 소득 및 소득세 탈루, 부인의 임야매입 자금 출처와 양도세 탈루, 사조직 후원 은폐, 자녀 재산신고 누락 등에 이르기까지 각종 의혹을 파헤치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러면서 자료제출 미비 등의 이유로 자진사퇴 요구 등 장외공격도 병행하고 있다.

선거법과 검찰개혁법안 등 강행처리로 여야의 신경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열리는 총리 후보 청문회가 순탄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나 흠집 내기에만 몰두하는 것은 곤란하다. 도덕성에 대한 시시비비는 당연히 가려야겠지만 경제 활력을 진작하고 국민 통합을 이룰 수 있는 적임자인지, 정책능력을 제대로 검증하는 것이야말로 청문회의 주요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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