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武漢)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어제 국내에서도 발생했다. 확진자는 우한시에 거주하는 중국인 여성으로 전날 입국장 검역 단계에서 곧바로 격리됐기 때문에 지역사회에 노출은 없는 상태라고 한다. 하지만 항공기 동승 승객과 승무원 등 접촉자가 적지 않은데다 확실한 전파경로 등이 파악되지 않아 상황은 유동적이다. 방역당국이 어제부터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하고 방역대책반 가동에 들어갔지만 메르스의 악몽이 재연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발열과 기침, 호흡 곤란, 비정형성 폐렴 등을 동반하는 감염병으로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지만 백신이나 완치시킬 수 있는 치료제가 없는 상태다. 중국에서는 이미 확진자가 200명을 넘었고, 사망자도 3명이나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아직은 메르스나 사스 보다 전파력이나 치사율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고는 있지만 사람간 전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춘제 연휴기간을 맞아 중국인들의 입국이 대폭 늘어날 것이란 점이다. 현재 검역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발열 감시뿐이어서 잠복환자는 찾아내기 어렵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결국 활동하다가 증상이 나타난다면 속수무책이다. 그런 점에서 병의원과 보건소 등 지역사회에서의 환자 감시와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신종 감염병의 불확실성은 공포를 수반하고, 공포는 과장되기도 한다. 사스나 메르스사태가 그랬던 것처럼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도 감내해야 한다는 점에서 차분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 방역당국으로서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초기 방역에 만전을 기하는 등 위기관리가 최우선이지만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할 정보 제공 등 `심리적 방역`에도 소홀하지 않기를 바란다. 국민들도 손을 자주 씻고, 다중이 모이는 장소나 기침을 하는 사람을 피하는 등 개인위생을 지키는 것이 최상의 예방책이란 말에 귀 기울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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