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어제 태안 안면도 관광지 개발 사업자인 KPIH안면도측을 상대로 계약 해제 결정을 내린 것은 예견된 파국이다. 여기에 이른 귀책사유는 전적으로 사업자측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두 차례 기한 연장을 해주기까지 했음에도, 1차 10억 원을 납부하고는 90억 원을 마련하지 못해 계약 실효(失效) 상황을 자초했다. 이로써 문제의 안면도 3 지구 개발 사업은 네 번째 계약이 까지는 달갑지 않은 기록을 쓰게 됐다.

안면도 사업은 다시 원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동시에 공도 충남도에 넘겨졌다. 충남도 당국자는 "사업결렬에 대비해 몇 몇 기업들과 투자유치를 협의해 왔다"며 "이들 사업참여가 확실시 될 경우 재공모를 추진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고 한다. 이 발언에 비추어 보면 KPIH안면도측과의 계약 해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가장 원치 않은 일이 일어난 것이고 충남도 입장에서도 달리 방도가 없었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 충남도는 `사업참여 확실`을 전제조건으로 재공모 추진 방침을 밝혔다. 30년 숙원인 안면도 사업을 백지화할 수 없는 이상, 비록 네 번 고꾸라진 격이지만 다시 시작하겠다는 `4전 5기`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사실 충남도로선 공모를 실시하는 일말고는 다른 옵션이 없다. 어떻게든 매물(안면도)을 처리해야 하는 입장의 충남도다. 그런 충남도는 매물을 소화할 시장의 여력이 신통치 않은 데다, 매도 협상 당사자인 사업자측의 협약 조건 불이행 등 복병을 만나면서 번번이 입맛을 다셨다.

일이 꼬이면 접근법을 달리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런 논리에서 충남도의 사업 추진방식 틀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을 듯하다. 우선 안면도 관광지 마케팅 강화가 요구된다. 이곳에 투자해도 손해 안 난다는 확실한 수익모델에 기반한 사업자 유치전략을 가다듬는 일도 병행해야 한다. 특히 충남도 고위급 차원에서 유관 관광·레저 업계와의 접촉면을 늘려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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