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의 새해가 밝았다. 늘 그러하듯 TV 채널마다 화려한 시상식이 방영되고, 또 여러 이슈를 돌이켜보며 한 해를 마무리 짓는 모습이었다.

어느 대형마트에서는 이름이 `경자`인 사람에게 선물을 제공하기도 하고, 한 골프장에서는 `쥐띠`인 사람에게 1월 한 달간 골프 이용을 무료로 제공하는 풍경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필자에게는 아직 2020년이 익숙하지 않다.

필자뿐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익숙하지 않은 새해를 각각 다른 꿈을 꾸며 설레는 맘으로 맞았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20여 년 전 처음 신입 간호사로 입사했을 때 선배 간호사가 내게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소리에 무심히 지나쳐 가는데 손을 잡으며 몇 번을 불러도 못 듣는다는 말을 듣고서야 `아, 내가 간호사지`라고 자각한 적이 있다. 평생직장으로 다니고 싶다는 큰 꿈을 가지고 입사했으나 정작 아직도 학생인 줄 착각하고 있었구나 하고 번쩍 정신이 들었다.

사회생활에서 처음 만난 선배 간호사들은 항상 `선생님`이라고 불러주어 신입 간호사인 필자를 존중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신입 간호사로 입사하면 수많은 선배들을 만나게 된다. 일대일로 교육을 해주는 교육전담 간호사에서부터 수많은 선배 간호사와 파트장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선배들을 만나게 된다. 좋은 선배는 후배가 더 먼저 알아볼 수 있으며, 좋은 선배에게 배웠다고 해서 모두가 좋은 후배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1년 차 간호사들은 앞으로 며칠만 있으면 후배들이 입사할 것이고, 항상 막내였던 1년 차 간호사들은 이 시기에 본인들이 잘하고 있는 것인지 후배 간호사들이 입사할 때 혹시 실력 없는 선배로 보이지는 않을지 고민하며 후배 간호사들에게 무시 받지 않기 위해 공부하거나 각자 본인의 방법으로 고민하고 있는 간호사들도 있을 것이다.

좋은 선배란 후배가 어렵고 힘든 것에 대한 고민에 대해 공감을 해주고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일이 있을 때 이런 식으로 해결을 했다고 방법을 제시하며 후배의 실수도 보듬으며 격려해주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누구나 신입이던 시절이 있었으므로, 처음의 설렘을 잊지 않고 항상 최선을 다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업무에 임하면 인정받는 간호사가 될 것이고, 후배를 맞이하게 되는 선배 간호사들은 그전에 선배 간호사들이 본인들에게 해준 것을 경험 삼아 더욱 성숙한 태도로 후배들을 배려해 준다면 부서에 만족감도 향상되고 간호의 질도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이든 새로 시작하는 모든 이들에게 행운이 깃들기를 바란다.

박미용 건양대병원 간호부 회복실 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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