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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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지역 연극 전용 소극장이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지역 공연예술 생태계가 위축되고 있다.

21일 대전시와 지역 예술계에 따르면 지역 연극계의 구심점 역할을 해오던 소극장 커튼콜(옛 핫도그)이 개관한 지 20년 만인 지난 달 말 경영난을 이유로 폐관했다.

커튼콜은 그동안 대전국제소극장연극축제를 주최하는 등 지역 연극계의 활성화와 저변 확대 등을 이끈 맏형 격 소극장이었지만 열악한 재정과 시설, 배우 부족 등 지역 연극계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소극장이 모여있는 중구의 경우 커튼콜을 포함해 최근 5년 간 6곳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2015년엔 금강소극장·펀펀 소극장이, 2017년 8월엔 대전가톨릭문화회관이, 2018년엔 사과나무소극장에 이어 소극장마당이 폐관했다.

현재 지역 연극 전용 소극장은 동구 작은극장 `다함` 1곳, 중구 드림아트홀·상상아트홀·소극장고도·아신극장 등 4곳, 서구 이수아트홀 1곳, 유성구 이음아트홀 1곳 등 모두 7곳에 불과하다.

남아있는 극장들도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여건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일부 극단은 자생을 위해 상대적으로 높은 임차료 등에도 불구하고 유성이나 둔산 등으로 이전했거나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극단드림은 중구 대흥동에서 운영하던 드림아트홀을 매각하고 유성에 이음아트홀을 개관했다. 대흥동 또 다른 극단도 둔산권 이전을 검토 중이다.

지역 연극계는 건강한 연극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 극단의 한 관계자는 "지역 연극 등 공연예술 생태계 활성화에 민간 극단 등의 노력이 컸다"면서 "시에서도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데 그동안의 정책은 맹점이 많아 오히려 지원받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대전시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 간 6억 5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소극장 임차료 및 시설 개선을 위한 개보수 지원 사업`을 운영했지만 소극장을 운영하는 극단의 경우 실질적으로 예산을 지원받지 못해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이 관계자는 "극단 입장에서는 소극장을 운영하고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지역 연극계 생태계를 유지, 보호할 수 있도록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한 현실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중구에서 연극 할인 주간 운영 등으로 시민 관심을 환기하고 홍보하고 있고, 올해 시에서도 배우 인건비 등을 비롯 지역대표 공연예술제 소극장 연극지원사업으로 1억 5000만 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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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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