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볼만한 어린이 책

명절속에 숨은 우리과학
명절속에 숨은 우리과학
나흘간의 설 명절을 보다 특별하게 보내고 싶다면, 책을 꺼내드는 건 어떨까. 가족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어린이 책이 풍성하게 출판됐다. 과학, 소설, 에세이 등 다양한 주제를 서로 다른 관점에서 쓴 책을 읽다보면 가족, 친지들과 더 돈독함을 다질 수 있을 것이다. 설 연휴, 무릎에 올려놓고 볼만한 어린이 책을 소개한다.

△정재승의 인간탐구보고서 시리즈(이고은, 정재은 글·김현민 그림·정재승 기획) =자연스럽게 지구인들 속으로 침투하는 데 성공한 아우레 탐사대. 지구 생활에 여유가 생긴 그들은 편의점도 가고, 직장도 구한다. 그러나 그들의 진정한 목적은 정체를 들키지 않고 무사히 탐사를 마치는 것! 그들을 둘러싼 끊이지 않는 외계인 논란에 탐사대는 긴장을 늦추지 못한다. 하지만 방심한 사이, 누군가에게 정체를 들키고 마는데…. 아우레 탐사대는 위기를 극복하고 탐사를 계속할 수 있을까. 뇌과학은 내가 누구이고,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은 왜 저렇게 행동하고, 우리가 함께 사는 주변의 이웃들, 우리 사회는 왜 이렇게 돌아가는지 이해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이해의 실마리를 제공하지만 우리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뇌과학에 대해 한 번도 제대로 배우지 않는다. 이 책은 어린이에게 뇌과학을 재밌고 흥미롭게 알려주고자 기획됐다.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1.4kg 뇌에서 일어나는 놀라운 일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1권 `인간은 외모에 집착한다` 편은 외모를 주제로 삼았다. 우리 눈에는 원숭이나 고릴라들의 얼굴이 다 비슷하게 생겼지만 그들 사이에서는 어떤 원숭이가 더 멋있고 근사한지를 서로 아주 섬세하게 파악하고 서로 비교도 하고 경쟁을 하는데, 인간도 마찬가지다. 외계인의 시선으로 본다면 눈, 코, 입이 비슷하게 생겼는데 누가 좀 더 예쁘고 누가 좀 더 근사하게 생겼는지를 왜 저토록 비교하고 집착하는지 궁금증을 풀 수 있다. 2권과 3권에서는 각각 `기억`과 `감정`을 다룬다. 우리 스스로에 대해서 가장 궁금한 것으로 우리가 누구에게 흥미를 느끼고, 누구랑 사랑에 빠지느냐 하는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처음 이야기는 외모로 시작하지만, 이 이야기는 복잡하고 다양한 인간의 다양한 면들이 다뤄진다.아울북·164쪽·1만 4000원

△곰브리치 세계사 예일대 특별판(에른스트 H. 곰브리치 지음·박민수 역)=선사시대부터 사회주의 체제의 붕괴와 독일 재통일까지. 시간의 강물을 따라 한 권으로 읽는 인류 역사 이야기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인문학자 에른스트 H. 곰브리치가 청소년을 위해 쓰고, 예일대 출판부가 엄선한 컬러 도판을 수록한 세계사 입문서 `예일대 특별판 곰브리치 세계사`가 출간됐다. 이 책은 `서양미술사(The Story of Art)`와 함께 역사와 예술 등 인문학의 핵심을 통찰력 있게 다루어 저명한 에른스트 H. 곰브리치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곰브리치가 쓴 `젊은 독자를 위한 세계사(Eine kurze Weltgeschichte fur junge Leser)`(2004년)를 우리말로 옮기고, 더불어 예일대 특별판인 `작은 세계의 역사: 일러스트 에디션(A History of the World: Illustrated edtion`(2011년)에 사용된 200여 장의 시각 자료를 실어 활용성을 더한 새로운 판본이다. 초판 출간 이래 80년 넘는 긴 세월 동안 3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의 독자들에게 사랑받아 온 세계사 고전에, 사료적 의미가 깊은 시각 자료를 추가하여 재편집한 `곰브리치 세계사`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비룡소·440쪽·2만 3000원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채인선 글·이억배 그림)=1998년 어린이 문화대상 수상작. 해마다 설날이면 무엇이든 엄청 많이, 엄청 크게 하는 손이 큰 할머니는 숲 속 동물들과 만두를 빚는다. 모두 배불리 먹고도 남아, 한 소쿠리씩 싸주고도 남아, 냉장고에 넣어두고 일 년 내내 꺼내먹을 수 있는 설날 만두다. 이번 설날에도 할머니는 김치와 숙주나물, 두부와 고기를 커다란 함지박에 쏟아 붓고 만두소를 버무린다. 다음은 만두피를 만들 차례이다. 밀가루 반죽은 방 문턱을 넘어 툇마루를 지나 울타리 밖 소나무 숲까지 이르렀는데, 다음날 아침 동물들이 와서 언덕같이 솟은 만두소를 보고는 입을 쩌억 벌린다. 동물들은 각기 신나게 만두를 빚는데,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고 닷새 엿새 이레가 지났으나 만두소가 줄어들지 않아 지쳐서 불평을 한다. 그러자 할머니는 만두피를 넓게 깔고 만두소를 그 안에 몽땅 쏟아 붓고 돗바늘로 꿰매어 가마솥에 넣고 이 세상에서 제일 큰 만두 하나를 만든다. 드디어 설날 아침, 할머니와 숲 속 동물들은 이 만두를 함께 나눠 먹으며 모두 한 살씩 나이를 더 먹는다. 민화풍의 정감있는 그림이 따뜻하다. 재미마주·50쪽·8500원

△명절 속에 숨은 우리 과학(오주영 지음·허현경 그림)=이 책은 1월부터 12월까지, 매달마다 대표적인 우리 전통 명절을 골라서 유래와 의미, 세시 풍속을 자세히 알아보고, 그 속에서 과학 원리를 찾아본 책이다. 예를 들면 설날 먹는 떡국을 만드는 디딜방아에서 지레의 원리를 찾아보고, 팽이치기에서 마찰력의 원리를 찾아본다. 명절 풍속에 담긴 과학 원리를 하나하나 살펴보면, 우리 조상들의 과학적인 생활 모습에 저절로 감탄하게 된다. 과학, 수학, 국어, 사회, 도덕 등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개념들을 명절 풍속과 함께 폭넓게 다루어, 아이들의 교과 학습에도 도움이 된다. 흥미로운 그림과 함께 만나는 명절 이야기를 통해, 낯설게만 느껴졌던 우리 전통 문화를 친근하게 받아들이면서 우리 조상들이 얼마나 과학적으로 살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흥미롭게 과학 원리를 배우면서 과학적 사고력도 키울 수 있는 책이다. 시공주니어·

△신 나는 열두 달 명절 이야기(우리누리 글 ·김병하 그림) =추석, 설날은 학교에 가지 않고 친척들과 만나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 어른들께 절도 하고 산소에도 찾아간다. 그런데 이런 명절 날은 왜 생긴 것이며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알면 보다 풍성하게 일년을 즐길 수 있다. 이 책은 재미있는 옛이야기를 통해 조상의 지혜가 담긴 우리의 열두 달 명절을 쉽고 재미있게 살펴볼 수 있다. 새해 첫날 신발을 훔치러 오는 귀신 이야기, 칠월 칠석 날에만 만날 수 있는 견우와 직녀 이야기, 강강수월래와 이순신 장군 이야기, 동짓날 팥죽 이야기 등 명절의 유래 및 풍습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재미있는 옛이야기들을 통해 우리의 조상들이 얼마나 지혜롭고 과학적이었는지를 배울 수 있다. 정월 대보름, 한식, 단오, 유두, 칠석, 추석, 중양절, 동지, 섣달그믐까지 모두 어떤 날일까. 명절을 왜 소중히 여겨야 하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열자. 어린이들이 보다 쉽고 재미있게 교과 관련 학습 정보 내용을 익힐 수 있도록 이야기 각 장의 끝마다 있는 정보 페이지에 우리나라 전통 음식에 대한 유래와 만드는 방법 등을 풍부하고 정확한 사진들과 함께 설명해주고 있다. 주니어중앙·140쪽·9000원

강은선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신나는 열두달명절이야기
신나는 열두달명절이야기
손큰할머니의 만두만들기
손큰할머니의 만두만들기
정재승 인간탐구보고서
정재승 인간탐구보고서
곰브리치세계사
곰브리치세계사

강은선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