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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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확진자 4명 중 2명이 무증상 입국자로 파악되면서 지역사회로의 감염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입국 당시 별다른 증상이 없어 공항 검역망을 통과한 이들이 초기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도 수일간 지역사회에서 활동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2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거주하다 지난 20일 일시 귀국한 국내 세 번째(54·남·한국인) 확진자와 우한시를 방문했다가 같은 날 귀국한 네 번째(55·남·한국인) 확진자는 입국 당시 발열이나 기침 등 증상이 없었다.

세 번째 확진자 A씨는 22일부터 열감, 오한 등 몸살 증상이 발생했으며, 25일 간헐적 기침과 가래증상까지 나타나자 이 같은 사실을 보건당국에 알렸다. 신고 당일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으로 격리된 A씨는 2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네 번째 확진자인 B씨 또한 21일 감기 증세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뒤 25일 고열과 근육통이 발생해 두 번이나 의료기관을 찾았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이 때에도 B씨를 걸러내지 못했으며 B씨는 26일 근육통이 악화되고 나서야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폐렴 진단을 받고 격리된 뒤 27일 확진자로 확인됐다.

더 큰 문제는 무증상 입국자들이 초기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도 자유롭게 활동했다는 점이다.

이동동선이 파악된 세 번째 확진자는 귀국 후 24일 밤 모친의 자택으로 이동해 25일 보건당국에 신고하기 전까지 호텔 등에 묵으며 지인 등과 함께 의료기관을 방문하거나 음식점 등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동선을 파악 중인 네 번째 환자는 증상 발현 이후 두 번이나 의료기관을 방문했음에도 선별진료 시스템이 가동되지 않는 등 문제점이 노출됐다. 지역사회로 감염이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대전 지역에서도 설 연휴 기간이었던 25일 우한 폐렴 의심환자가 발생해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충남대병원은 중동 지역을 다녀온 C씨가 메르스가 의심돼 내원했다가 X-레이 검사에서 폐렴 증상이 확인돼 우한 폐렴 1차 검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1차 검사에서는 메르스와 우한 폐렴 모두 음성으로 나왔으며 이날 오후 2차 검사를 실시했다. 2차 검사 결과는 28일 자정 나올 예정이다.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환자가 중국을 방문한 것이 아니라 우한 폐렴 가능성은 낮지만 폐렴 증상이 있는 만큼 2차 검사를 실시했다"며 "보통 1차에서 음성이면 2차에서도 음성으로 나오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등 보건당국은 감염병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격상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설치했다. 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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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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