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가 어제부터 `우한 폐렴` 최초 발생지인 중국 우한과 주변 호북지방 경유자에 대한 입경 금지조치를 취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지난 25일 비상사태 선포에 이어 보다 강력한 대응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미 중화권 확진자가 3000여명에 이르고 8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되는 등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상황인지라 남의 일로만 보이지는 않는다. 이미 우리나라도 설 연휴를 거치면서 확진자가 4명으로 늘어나는 등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인 입국을 한시적으로나마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우한 지역에서 입국한 사람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지시하면서 필요시 군 인력이나 시설을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보건당국도 `주의` 수준이었던 감염병 위기경보를 `경계`로 격상했다.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 국내 감염병 위기경보가 `경계`로 상향된 건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가 유행했을 때 이후 처음이다. 이어 검역대상을 중국 전역 방문자로 확대하고, 발열이나 기침 중에 하나만 확인되면 의심환자로 격리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처방은 아니다. 현재 검역방식으로는 잠복상태 입국자를 걸러내기 힘들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졌다. 확진자는 물론 유사증세를 보이는 이들과 접촉경로 등을 철저히 추적하는 등 보다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은 정부의 몫이다.

우려스런 것은 이뿐이 아니다. 시중에서는 우한 폐렴과 관련한 괴담과 가짜뉴스 등이 횡행하면서 불안과 공포를 키우고 있는 모양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나왔다거나 중국산 김치를 통해서도 전염이 된다는 등의 헛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유포되고 있는 것이다. 현 단계에서는 과도한 불안감이나 공포심은 문제 해결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보건당국은 감염자에 대한 명확한 정보와 자료 공개를 통해 신뢰를 높이는 한편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에도 주력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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