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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수업

2020-02-14기사 편집 2020-02-14 07: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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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 년 입시와 시험을 위한 수업을 해 오면서 배움을 갈망하는 아이들에게 시험과 입시라는 굴레를 입히는 것은 아닌지, 죄의식과 부끄러움은 커져만 갔다. 그러다 내 아이가 생겼다. 아이를 키워보니, 아이들과 함께하는 수업 한 시간 한 시간이 너무나 소중한 삶의 현장임을 새삼 깨달았다.

육아휴직 동안 결심했다. 복직을 하면 아이들의 삶에 실질적 감동과 변화가 있는 수업을 하겠노라. 그러나 복직 후 실천하면서 밀려오는 외로움과 짙어가는 소외감이 힘겹기만 했다.

동지가 필요했다. 그러다 다행히 행복씨앗학교의 선도인 옥천여중에 근무하게 됐다. 그리고 지금 나는 학교구성원의 지지와 협력 속에서 가장 교사다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옥천여중은 학교민주주의가 자리 잡혀 있고, 배움 중심수업과 전문적 학습공동체 운영에 대한 기반이 탄탄하게 잡혀 있다. 다만 '지역사회와의 연계 협력'에 있어 다소 부족한 점을 발견했다. 그래서 지역사회와 연계한 학생 중심, 배움 중심 수업 및 각종 프로젝트에 도전해 보았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자유학년제 주제수업은 '마을 기자 되어 나의 길 찾기'였다. 학생들이 옥천에서 살면서 호감이 가는 마을 사람을 선정하여 인터뷰하고, 이를 기사문 형식으로 작성하는 수업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를 마을 신문에 기고함으로써 마을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경험해 보고,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 또한 높이고자 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취재와 기사가 신문으로 나오는 경험을 통해 배움을 세상과 연결하도록 했다.

아이들이 '인권, 생명환경, 마을'을 주제로 지면 공익광고와 영상 공익광고를 제작하는 수업도 기획했다. 이 수업은 마을교사와 협력하여 구성하였다. 마을교사는 지역의 언론인과 지역 미디어 전문가를 초빙했다. 결과물은 마을신문에 기고해 아이들 목소리가 지역에 반영될 수 있게 했다.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교과통합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일본어로 마을 홍보 영상 제작하기, 영어로 마을 홍보 영상 제작하기, 고전소설 재구성하여 마을 유아에게 동극(인형극) 공연하기' 등 세 가지 테마로 구성했다. 먼저 국어 시간에 대본을 쓰고 이를 외국어 시간에 번역하였다. 마을미디어 협동조합에 근무하시는 분을 초빙하여 영상촬영기법을 가르치고, 직접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촬영했다. 결과물은 마을 영화관에서 시사회를 통해 상영하였다.

고전소설 재구성하여 마을 유아에게 동극(인형극) 공연하기 과정은 교과서의 '토끼와 자라(별주부전)'를 재구성했다. 대본 완성 후, 인형극을 전문으로 하시는 마을협력교사를 초빙하여 인형 만드는 법, 인형극 연기 및 발성 등의 수업을 했다. 아이들이 준비한 동극(인형극)은 네 개 어린이집에 가서 직접 공연을 했다. 아이들 배움이 삶과 직접 연결되는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마을과 연계한, 아이들의 실질적 삶과 연결된 수업을 위해서는 아이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아이들이 사는 옥천이라는 마을에 대해 아이들도 나도 더 잘 알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아이들이 사는 마을, 아이들의 삶과 연결된 수업을 실천하고 싶다. 그 과정에서 나와 아이들이 함께 성장하기를 꿈꾼다. 안다겸 옥천여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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