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은 봄은 왔지만 봄 같지가 않다는 뜻이다. 계절은 좋은 시절이 왔지만 아직도 상황 또는 마음은 겨울이라는 은유적인 의미로 사용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 말의 유래는 당나라의 시인 동방규가 쓴 소군원(昭君怨)이라는 시에 나오는 구절이다. 중국 전한 11대 황제 원제의 후궁인 왕소군은 빼어난 미모로 `낙안`이란 애칭을 얻었다. 날아가는 기러기떼들이 왕소군의 미모와 노랫가락에 홀려 날갯짓을 잊고 땅에 떨어졌다는 데서 유래한다. 그녀는 절세의 미인이었으나 흉노와의 화친정책에 의해 흉노왕에게 시집을 가게 된 불운한 여자였다. 그 여자를 두고 지은 당나라 시인 동백규가 왕소군의 처지를 읊은 시에 이러한 구절이 나온다. 호지무화초(胡地無花草)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오랑캐 땅에는 풀과 꽃이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는 말이다.

요즘 전세계가 코로나19 공포에 휩싸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감염 사태에 대해 팬데믹 선언을 했다. 팬데믹은 전염병 경보 단계 중 최고 위험 등급인 6단계를 일컫는 말로 `감염병 세계 유행`이라고도 한다. 그만큼 코로나19 유행이 전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현실이다. 절기상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 지나 새싹이 돋아나고 겨우내 거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들은 서서히 초록색 옷으로 갈아입을 준비를 하고 있다. 계절은 코로나19 사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흘러 따뜻한 봄을 알리고 있지만 국민들의 마음은 차갑기만 하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도 이래저래 어렵사리 굴러가던 톱니바퀴가 이제는 완전히 멈춰버렸다. 경제, 교육, 문화, 예술, 스포츠, 건설 등 어느 것 하나 할 것 없이 꽁꽁 얼어붙었다. 마스크는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고 밖에서는 생사를 오가는 전쟁을 치르고 있으며 전국 유·초·중·고교 개학 연기로 집집마다 끼니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는 코로나19 사태를 보면 불안감을 넘어 공포감마저 든다.

집에서 나와 해가 지기 전 사람들을 만나고 즐거운 이야기하는 나누는 일상으로 돌아가길 모든 국민들은 바랄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종식 되어 불안과 공포는 없어지고 마음에도 따뜻한 봄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황진현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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