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나라 10대 여왕과 12대 유왕 때 백성이 도탄에 빠졌다. 왕은 정사를 돌보지 않고 신하들은 서로 파당을 지어 책임을 돌렸다.

견디다 못한 백성들은 하늘이 재앙을 내려 우리 임금을 멸하시고 라고 노래를 했을 정도다.

백성들은 숲 속 사슴들도 떼 지어 정답거늘 군신들은 서로 믿지 않네. 옛 사람들이 이르기를 나아가지도 물러나지도 못하는 골짜기에 빠진 형국이라네(人亦有言 進退維谷). 생각 없는 동물들도 서로 어울려 잘 사는데 하물며 권력을 가진 인간들이 왜 백성을 편하게 해주지 못하는가라고 비유했다.

진퇴유곡은 나아갈 수도 물러날 수도 없이 골짜기에 매어 있는 상황을 말한다.

진퇴양난(進退兩難)이라고도 하는데 진퇴유곡은 정치의 실정이나 사회현상의 퇴보 등으로 어려워진 상황을, 진퇴양난은 전쟁이나 전투 등에서 상대와 대결할 때 전진도 후퇴도 할 수 없는 상황을 지칭할 때 쓰인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전 세계가 진퇴유곡에 빠졌다.

29일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66만 여명이 넘어섰고 사망자도 3만 여명이다.

경제위기도 심각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해 코로나19발 위기는 기업의 공급이 막히고 전 세계 인류의 3분의 1가량이 정체되는 초유의 상황이라며 각국 정부의 협조는 물론 전례 없는 부양책이 요구된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세계 각국이 천문학적인 액수의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미국에서는 2조2000억 달러 규모, 독일은 1조1000억 유로, 일본도 다음달 56조엔에 달하는 경기부양 패키지를 내놓을 계획이다.

우리 정부는 최근 석 달 간 부양책과 금융지원 정책으로 총 132조원의 지원규모를 내놓았지만 주요국 단일 부양책과 비교하면 적은 규모다.

GDP 대비 규모도 한국은 7%로 독일 30%, 싱가포르의 11%에도 미치지 못한다.

물론 정부도 세계경제의 흐름이나 코로나19 지속 여부에 따라 지원규모를 결정하게 되겠지만 지금까지 국민들은 정부의 경기부양책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위기에서 지원이 과감할 때 진퇴유곡에서 벗어 날 수 있을 것이다.

차진영 지방부 당진주재 차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