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면제·무사증제 잠정 중단하기로

정부가 외국으로부터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사실상 외국인 입국 금지 수준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우리 국민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는 나라에 사증면제와 무사증입국을 잠정 정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에 입국금지 조치를 한 나라는 유럽 41개국, 아시아·태평양 36개국 등 모두 148개국이다. 이 중 120개국은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호주와 캐나다 등 무비자 입국 국가 34개국과 태국, 러시아, 프랑스 등 비자면제협정 체결국 54개국 등 모두 88개 국가에 적용된다.

정 총리는 이날 중대본 회의에 이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개방성의 근간은 유지하되,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제한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거의 입국 금지수준에 맞먹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세계적 대유행이 확산됨에 따라 단계적으로 입국 제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는 입국자 전원이 의무격리 조치됐다.

그러나 해외 코로나19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고 국내 자가격리 대상자가 4만명을 넘어서는 등 방역시스템에 부담이 커지고 있어 보다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 총리는 "비자·입국 규제 강화는 해외로부터의 위험요인을 최소화하고 국민의 고통을 빨리 덜어드리기 위한 노력"이라며 "외국인은 꼭 필요한 입국만 허용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는 시점에는 상황이 호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면 입국 금지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정부는 무조건 국경을 차단하기보다 관리 가능한 수준 내에서는 개방형 스탠스를 유지할 방침이다. 외교관, 기업인, 과학자 등 최소한 국제교류가 이뤄지는 게 국격을 높이고 국익을 챙기는 데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이용민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