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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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초·중·고교의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이 9일 시작됐다.

중학교 3학년 학생, 고등학교 3학년 학생부터 학교·학년별 순차적 개학이다.

코로나 19 감염 우려로 대면 접촉을 피하고, 학습공백을 메우고자 택한 방식이지만 첫 온라인 개학을 앞둔 학교 현장은 걱정이 여전하다. 서버 과부하, 학생들의 수업참여도 등 원격수업이 교육의 질을 보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다.

일선 학교는 교육당국의 기대와 달리 쌍방향 수업의 `실험성`보다 일방향 수업의 `안정성`을 택하고 있는 모양새다.

8일 대전지역 중학교, 고등학교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온라인 개학이 결정된 이후 일주일 넘게 분주한 일정을 보내고 있다. 특히 첫 온라인 개학 대상 학년 중 하나가 대입 준비를 앞둔 고 3인만큼, 등교 개학에 버금가는 면학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진땀을 빼고 있다.

당장 온라인 개학을 앞둔 대전권 대부분의 고등학교는 `일방향 수업`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연이은 개학연기로 대입준비 기간이 짧아졌고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아직 안착된 시스템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교사들이 동영상 제작에 미숙하다는 점과 카메라, 마이크 등 장비 구축도 어려워 정상적인 수업을 진행할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자칫 오류가 발생해 수업이 중단되는 상황을 방지하고자 비교적 수업 내용이 체계적으로 구성된 EBS 온라인 클래스로 자기주도 수업을 유도하고 있다. 교육부의 `원격수업 운영 기준안` 상 일선 학교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수업 등 3가지 방안 중 하나를 택해 수업에 적용할 수 있다.

대전 서구의 A고 교감 교사는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자체 교원 회의 결과, 80%가 고3의 수업의 질적인 측면에서 EBS콘텐츠를 활용하는 게 용이하다고 판단했다"며 "고 3은 다른 학년과 달리 대입이라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업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격수업 시스템을 갖춘 학교라도 근심거리는 존재한다. 접속자가 몰려 서버가 과부하될 수 있고, 게시판에 과제 업로드가 되지 않는 등 여전히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는 탓이다. 쌍방향 수업 진행 시, 학생들이 꾸준히 집중할 수 있을지 등 수업 참여도의 우려도 거론된다. 원격수업이 안착될 때까지 원격수업 방안별로 병행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게 학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중구 B고 교감교사는 "원격수업에서 쌍방향 수업은 이상적인 모습이지만 반대로는 시도해보지 않은 수업 방식. 시스템 상 오류로 결손이 빚어질 수 있어 당분간은 동영상 시청, 과제 제출 등 방안과 함께 진행해야 할 것 같다"며 "10일까지 이틀간 모의수업을 진행한 후 문제점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개학을 앞둔 학교 현장의 우려가 커지면서, 교육부는 원격수업 가이드라인 제시하는 한편, 원격수업 대비 실천 수칙까지 세웠다. 쌍방향 화상수업이나 온라인 교육 콘텐츠에 접속자가 몰릴 경우 통신망 과부하로 인터넷이 연쇄적으로 끊길 수 있는 원인을 차단하고 개인정보 유출, 해킹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먼저 학생들은 원격수업 시 무선 인터넷보다 유선인터넷을 이용하고, e학습터, EBS온라인 클래스 등 학습사이트는 미리 접속해보도록 권장했다. 학교도 수업 시작 시간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교육자료는 SD급(480p, 720×480) 이하로 제작하도록 했다. 안전한 사용을 위해서도 영상회의 방에서는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링크는 비공개로 처리한다. 개인정보 보호 등 보안이 취약한 영상회의 앱은 사용하지 않고 보안패치를 설치하도록 했다. 수업 중 교사, 급우를 촬영하거나 무단으로 촬영한 영상을 배포하지 않도록 권유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원격수업은 인터넷 사이트뿐만 아니라 아이피 티브이(IPTV), 케이블티브이, 위성방송 등 텔레비전을 이용하고 출·결 점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줄 것"이라며 "코로나19에 따른 원격수업이 아무 불편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실천 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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