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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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이전에 비해 잠잠해진 선거 분위기에 `여론조사 결과 공표 금지` 기간까지 도래하면서 깜깜이 선거에 대한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감염 확산 우려로 각 후보들과 유권자의 만남이 제한되고 있는 상황에서 표심을 살펴볼 수 있는 여론조사 정보까지 단절되기 때문. 여기에 정치권은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전후 표심 변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오는 9일부터 선거일 투표가 끝나는 15일 오후 6시까지 선거에 관해 정당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해 보도할 수 없다. 이는 선거일 6일부터 투표 마감시각까지 여론조사의 경위와 결과를 공표 및 인용 보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공직선거법에 따른 조치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해당 기간 중 여론조사결과가 공표·보도되면 선거인 진의가 왜곡될 가능성이 있고, 불공정 혹은 부정확한 여론조사결과가 공표될 경우 선거의 공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대면선거운동 자제 등 다소 가라앉은 선거 분위기 속 이 같은 조치는 유권자들의 선거 정보 획득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정 정당 혹은 후보에 대한 지지가 뚜렷한 경우가 아니라면 여론 조사에서 나타나는 판세 등을 바탕으로 자신의 표를 행사하는 유권자도 상당하기 때문.

직장인 김모(36)씨는 "특별히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가 없기 때문에 선거 기간 동안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를 참고해 표를 행사하는 편"이라며 "이제 선거 직전까지 새로운 여론조사 결과 확인이 불가능한 만큼 깊이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론조사 공표 금지를 앞둔 정치권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해당 기간을 전후해 각당에 대한 표심이 출렁일 수 있어서다. 지난 20대 총선이 대표적이다.

당시 선거일을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진행된 한국갤럽 자체조사(2016년 4월 4-6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5명, 95% 신뢰수준에 ±3.1%)에서는 여당인 새누리당의 정당 지지도가 39%로 가장 높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21%, 국민의당은 14%로 새누리당에 비해 10% 포인트 이상 낮았다. 하지만 실제 선거 결과를 살펴보면 여론 조사 상 정당 지지도가 두번째였던 민주당이 123석을 얻었고, 지지도가 가장 높았던 새누리당은 이보다 낮은 122석을 얻었다.

지역 한 정치권 관계자는 "여론 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이미 여야의 유·불리가 결정된 듯 보이지만 실제 체감 여론과는 괴리가 있을 수 있다"며 "중도층이 다수 포진한 충청권의 특성상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이후 표심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미 선거에 관심이 많은 유권자들은 당이나 후보에 대한 선택을 어느 정도 끝냈을 것"이라며 "하지만 중도층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예상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각 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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