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이 막을 내렸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예상대로 다수당을 차지했다. 민주당이 안정 의석을 차지함에 따라 문재인 정부 후반기 국정 운영이 순탄할 전망이다. 4년만에 여대야소 구도가 형성되면서 여당이 주도권을 확보한 만큼 각종 민생 법안 처리도 거침이 없어 보인다. 반면 야당은 문 정권 심판에 실패하면서 정부와 여당의 견제에서 자유롭지 않게 됐다.

4·15 총선은 예기치 않은 코로나19 사태로 인물과 정책 이슈가 실종된 깜깜이 선거였다. 전통적 대면 선거운동이 사라진 대신 SNS 등을 통한 선거운동이 대세를 이루면서 선거방식의 변화를 가져왔다. 아쉬운 점은 이슈와 쟁점이 코로나 사태에 묻혀 관심 밖으로 밀려난 점이다. 대개 총선은 집권 세력의 국정 운영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 이번 총선에서도 여야는 코로나 국란 극복과 정권 폭주 견제가 맞서는 한판 승부였다. 국정운영의 총체적 책임을 진 현 정부와 집권여당에 대한 심판에서 여당이 선방하면서 안정적 국정운영이 예상된다. 선거법을 개정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지만 거대 양당체제가 그대로 유지된 점은 개선의 여지를 남겼다. 한 석이라도 더 얻기 위해 위성정당을 등장시킨 건 헌정사상 이례적인 일로 법 개정의 빌미를 제공하고도 남는다.

전체 선거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충청 캐스팅 보트론이 사라진 것도 이번 총선의 특징 중 하나다. 충청권 전체 28석 가운데 여당이 선전한 것만 보더라도 이를 잘 보여준다. 2개 선거구로 늘어난 세종에선 당초 여야 균형을 이룰 것이란 예상을 깨고 여당이 싹쓸이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여당의 압승으로 혁신도시 조성과 국회분원, 청와대 제2집무실 설치 등 충청 현안이 순조롭게 진행되길 기대한다. 투표 결과는 민심이 보낸 정치권에 대한 엄중한 경고이자 채찍질이다. 일찌감치 우리는 20대 국회가 대립과 갈등으로 무능정치의 전형을 보여 준 걸 똑똑하게 기억하기에 21대 국회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

코로나 사태로 온 국민이 아픔 투성이다. 선거 내내 국난 극복과 경제회복을 주장한 여야 모두는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코로나로 만신창이가 된 민심을 추스르는 일이 급하다. 모두가 정치꾼이 아닌 정치인으로 진정 국민을 위해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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