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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춘추] 코로나19와 혐오

2020-05-22기사 편집 2020-05-22 07: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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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고경옥 큐레이터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함에 따라, '아시아 혐오'의 기사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며칠 전 캐나다에선 백인 남성이 이유 없이 아시아계 여성의 얼굴을 때렸다고 하고, 다른 지역에서는 한 남성이 아시아 노인을 내동댕이치는 일도 발생했다고 한다. 이런 기사를 접할 때마다 미국에 있는 언니와 조카들이 마음에 쓰인다. 인종차별과 혐오의 문제가 어제오늘만의 문제는 아니었지만,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창궐 이후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노골적인 혐오와 무차별 폭력의 범죄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면서 사회적인 문제로도 대두되고 있다.

한편으로 이러한 인종차별과 혐오의 문제는 아시아계 안에서도 빈번히 발생한다. 또 한국에 사는 이주노동자나 결혼이민여성을 향한 차별과 배제의 싸늘한 시선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동남아시아인과 중국교포들이 한국사회에 대거 편입되면서 한국사회 역시 인종차별과 혐오의 문제에 진통을 겪고 있다.

시각예술가 조지은과 양철모로 구성된 프로젝트팀 '믹스라이스(mixrice)'은 한국사회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문제를 사진, 영상제작, 퍼포먼스 등 다양한 방식의 작업으로 펼쳐내고 있다. 특히 2006년 이후에는 경기도 마석가구단지 내에서 '마석 동네 페스티벌'을 기획하며, 이주민 공동체와 함께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러한 믹스라이스의 작업은 이주노동자와의 협업으로 그들을 이방인이자 타자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할 동료'로서의 태도를 담는다.

전 세계가 단일 권역이 된 동시대는 세계시민으로서의 코즈모폴리터니즘(cosmopolitanism)을 귀환한다. 세계시민이라는 거창한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미 전 지구화된 사회 안에서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고 있다. 코로나19 라는 바이러스의 확산을 통해 우리는 그것을 더 쉽게 피부로 경험하고 있지 않은가. 가까운 타자와 먼 타자까지 '함께 살아감'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이다. 해외에서 벌어지는 아시아혐오의 문제를 바라보며, '함께 살아감'의 실천으로 가까운 우리 사회의 이주노동자들과 결혼이민여성을 향한 차별과 혐오의 시선을 거두는 것으로 시작해보자. 고경옥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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