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제21대 국회의장으로 대전에 지역구를 둔 박병석 의원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충청의 정치력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다. 여야 통틀어 최다선(6선)인 박 의원은 5선의 김진표 의원과의 치열한 경선이 예상됐지만, 다행히 김 의원이 그동안의 관례에 따라 `용단`을 내리면서 매우 좋은 그림이 완성됐다. 박 의원은 내달 5일 21대 첫 본회의에서 동료 의원들의 표결을 거쳐 국회의장 자리에 앉게 된다. 말이 표결이지, 여당 단수후보이기 때문에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국회의장 뿐만 아니라 여당과 야당의 2명의 부의장도 충청출신이 차지했다는 건 더욱 고무적이다. 민주당 몫 국회부의장 후보로 거론돼온 5선 이상민(대전 유성구을) 의원과 충북 변제일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충남 공주출신인 김상희 의원(4선·경기 부천병)이 사실상 첫 여성 국회부의장으로 추대됐다. 김 의원은 공주에서 태어나 공주사대부속중·고교를 졸업한 대표적인 출향인사다. 대학시절 전까지 유년시절을 충청에서 커왔다는 점에서 지역 발전에 첨병 역할을 할 게 분명하다. 또 통합당에선 충남 공주·부여·청양을 지역구로 둔 5선인 정진석 의원을 부의장으로 합의추대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아, `충청 의장단`이 완성됐다. 이는 충청 정치사에 한 획을 긋는 역사로 기록될 게 틀림없다.

의장단에 이처럼 지역 출신 중진 의원들이 포진하면서 충청의 정치적 위상을 한 단계 격상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수년간 속도를 내지 못한 지역 현안들에 대한 기대감이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20대 국회의 가장 큰 `선물`인 혁신도시 지정을 담은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을 완성해야 한다. 또 추가 국비 확보가 절실한 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 정치적 논리로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는 세종국회의사당 설립, 코로나19 등 국가재난사태를 대비한 대전의료원 건설 등에 힘을 모아야 한다. `충청 의장단`은 막강한 파워를 갖게됐다는 점에서 지역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야 한다. 이들과 함께 충청의 여야 의원 모두 똘똘 뭉쳐 이번 기회에 지역 발전을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길 기원해본다. 충청의 저력을 보여줄 때다. 서울지사 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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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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