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교사 마스크 의무화… 숨 막힘 호소 등 힘겨운 여름 나기
학내 구성원 "힘들지만 마스크 착용해야"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4일 대전 중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환기를 위해 교실 창문을 열어둔 채로 수업을 듣고 있다.사진=박우경 수습기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4일 대전 중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환기를 위해 교실 창문을 열어둔 채로 수업을 듣고 있다.사진=박우경 수습기자
"더워도 마스크는 꼭 해야 돼요. 안하면 선생님께 혼나요."

체육 수업을 끝낸 한 학생이 학교 건물로 들어서기 전에 마스크를 다시 착용하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4일 대전 지역 학생과 교사들이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에 더해 때 아닌 여름나기로 이중고를 겪었다.

이날 오후 2시 대전 중구 A고등학교에서는 1학년 학생들이 오후 수업을 받고 있었다. 5교시 수업시간, 대전 중구 온도는 30도로, 체감 온도는 32도를 웃돌았다. 갑작스레 높아진 기온은 교실 내 불어드는 바람을 덥게 만들었다. 학생 대부분은 반팔·반바지를 입은 생활복 차림이었지만, 답답함을 느꼈는지 한 학생은 책으로 연신 부채질을 하거나 이마에 맺힌 땀을 닦기도 했다.

그럼에도 학생이나 교사는 모두 수업 시간 동안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교육 당국 지침에 따라 학교에서 마스크를 벗게 되면, 교사가 즉각 주의를 주는 까닭이다. 지속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학생에게는 `교사 지시 불이행` 명목으로 벌점 3점이 주어진다.

한 학생은 "이 날씨에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기 갑갑하다. 그렇지만 학교에서 계속 착용하라고 하고, 착용하지 않으면 주의를 받기 때문에 쉬는 시간에 벗는 사람 없이 친구들도 계속 착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50분간 수업 내용을 전달해야 하는 교사들도 답답함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역사 교사 김모씨는 "더운 것도 문제이지만, 자세히 수업을 전달을 해야 하는데, 마스크를 하게되면 선명한 전달이 안되는 게 가장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 학교는 무더위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8일부터는 에어컨을 가동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쉬는 시간은 환기를 한 후 다시 가동을 해야 하는 교육부 지침에 따라 한여름 찜통교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A고 교감 손모씨는 "다음 주 월요일부터 에어컨을 가동하는데, 쉬는 시간마다 의무적으로 환기를 해야 한다"며 "하지만 한창 더운 7-8월쯤에 환기를 하고 나면 교실이 금방 더워질텐데, 아이들이 힘들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우경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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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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