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후 10시 대전 유성구 봉명동 온천북로33번길 앞 술집은 `불금`(불타는 금요일)을 맞아 인산인해를 이뤘다.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한 생활 속 거리두기는 전혀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은 허태정 대전시장이 `대전시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이달 20일부터 내달 5일까지 코로나19 예방 고강도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시행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동참을 요청한 날이다. 하지만 고강도 생활 속 거리두기가 본격 시행되기 2시간 전 봉명동 인근 일부 술집에는 자리가 없어 대기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날 `고강도 생활 속 거리두기가 20일부터 시행되는 줄 아느냐`는 질문에 20대 중반 A씨는 전혀 모르는 눈치를 보였다. A씨는 "오늘 확진자가 발생한 건 알고 있지만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대전이 원래 안전한 도시기 때문에 며칠만 지나면 괜찮아 질 것 같다"고 말했다.

기본적인 방역수칙이 지켜지지 않는 술집도 여럿 있었다. 한 술집에서는 기존 좌석이 만석이 되자 손님 간 거리 두기를 무시한 채 추가로 공간을 만들어 손님을 앉히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봉명동 카페거리 인근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B씨는 "오는 손님을 어떻게 보내냐, 규정상 손님을 2m 간격을 두고 앉히면 수입도 줄어든다"며 "QR코드 인증 등 수기로 작성하는 출입명부 작성은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요일은 매출도 제일 잘 나오고 자영업자들에게는 대목인데 우리 사정도 좀 봐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오후 11시 대전 서구 둔산동 대덕대로185번길 앞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이 일대는 클럽 등 술집이 밀집해 금요일만 되면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거리다. 이날 대전지역 확진자가 8명이 발생했지만 클럽이나 술집을 찾은 보행자들 때문에 자동차가 통행을 못 할 정도로 거리가 붐볐다. 한 감성주점에서는 코로나 확산세를 무시하듯 유명 유튜버가 둔산점에 방문한다는 광고로 손님을 끄는 모습도 보였다.

20대 후반 C씨는 "확진자가 대전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건 알고 있지만 설마 내가 감염될까 하는 의심이 든다"며 "아직 20대 확진자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후 11시 50분쯤 일부 클럽 앞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호객행위를 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클럽 직원 D씨는 "음악소리가 커서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벗고 홍보 중이다"라며 "어차피 실내도 아니고 야외에서 홍보하는 건데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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