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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건강 앞에서는 종교시설도 예외 아냐

2020-06-28기사 편집 2020-06-28 18:09:47      김시헌 기자 seekim@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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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교회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정부가 종교시설의 고위험시설 지정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방역당국의 확진자 동선 및 접촉자 분류 등 정밀 역학조사를 토대로 감염경로과 n차 감염 여부 등의 연관성을 따져 확산통로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최종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미지수지만 국민 건강 앞에서는 종교도 예외가 아니라는 대전제 아래 접근을 했으면 한다. 다만 종교적 자유와 주민 건강이라는 가치가 충돌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도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결정하기를 바란다.

현재 고위험시설은 클럽, 감성주점, 유흥주점, 노래연습장, 뷔페식당, 방문판매시설 등 12종에 달한다. 고위험시설로 지정되면 최대한 운영을 자제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운영해야 한다면 전자출입명부를 작성하고 개인보호구 착용 등 방역 수칙이 의무화된다. 이를 위반하면 300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집합금지명령 등 고강도의 제제를 받는다. 종교계의 반발과 불만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고위험시설로 지정되면 종교 활동이 위축되는 것도 문제지만 종교시설을 어떻게 유흥시설과 비교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교계 일각에서는 고위험시설로 지정되면 코로나19 발생 초기 신천지교회가 그랬던 것처럼 혐오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표하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 교회발 확진 추이는 심상치 않다. 26~27일 이틀간 안양 주영광교회에서 16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에서도 어제까지 27명이 확진됐다. 어제는 수원 대형교회에서 환자 3명이 발생했다. 이들 확진자들은 대부분 좁고 밀폐된 교회 공간에서 식사를 함께 하거나, 수련회를 다녀오고, 성가대 연습을 함께 하는 등 활발하게 공동체 활동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부로서는 어떤 형태로든 이를 제어할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할 상황인 셈이다.

정부가 종교시설의 고위험시설 여부 지정을 검토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방역수칙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다면 여타 시설도 얼마든지 고위험시설로 지정될 수밖에 없다. 종교계는 꼭 이렇게까지 극단적인 처방을 내려야 하느냐고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겠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게 중요하다는 거시적 안목에서 정부 결정을 지켜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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