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신소재 그래핀 이용, 분자 단위 고화질 실시간 관찰 가능

일반 전자현미경 기술을 이용하여 관찰한 죽은 세포(위) 와 그래핀 액상 셀을 이용하여 관찰한 살아있는 세포(아래)의 주사전자현미경 이미지. 자료=KAIST 제공
일반 전자현미경 기술을 이용하여 관찰한 죽은 세포(위) 와 그래핀 액상 셀을 이용하여 관찰한 살아있는 세포(아래)의 주사전자현미경 이미지. 자료=KA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전자현미경으로 살아 있는 세포를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의 전이·감염 과정을 규명할 수 있게 돼 신약개발 등을 더욱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신소재공학과 육종민 교수 연구팀이 경북대 ITA 융합대학원 한영기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살아 있는 세포를 전자현미경을 통해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 등은 수십-수백 나노미터(nm, 1 나노미터는 100만 분의 1밀리미터) 크기의 바이러스로 인해 일어나는 질병이다. 바이러스의 전이·감염 과정을 분석하고 이에 대처하는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바이러스의 미시적인 행동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전자현미경 기술은 효율적인 작동을 위해 매우 강력한 진공상태가 필요하며 또 가시광선보다 수천 배 이상 높은 에너지를 가지는 전자를 이용하기 때문에 관찰 시 세포의 구조적인 손상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극저온 전자현미경을 통해 고정 작업 및 안정화 작업을 거친 표본만 관찰이 가능하다.

육 교수 연구팀은 2012년 개발한 그래핀 액상 셀 전자현미경 기술을 응용해 전자현미경으로도 살아있는 대장균 세포를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육 교수 연구팀이 이번 연구에서 활용한 그래핀은 층상 구조인 흑연에서 분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얻어내는 약 0.2 나노미터(nm) 두께의 원자 막이다. 여러 분야에서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그래핀은 강철보다 200배 강한 강도와 높은 전기 전도성을 가지며, 물질을 투과시키지 않는 성질을 가진다. 육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그래핀 성질을 이용, 세포 등을 액체와 함께 감싸주면, 고진공의 전자현미경 내부에서 탈수에 의한 세포의 구조변화를 막아줄 수 있음을 밝혀냈다.

육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세포보다 더 작은 단백질이나 DNA의 실시간 전자현미경 관찰로까지 확대될 수 있어, 앞으로 다양한 생명 현상의 기작을 근본적으로 밝힐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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