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첫 대전시 기념물로 지정… 작년 30주년
쓰레기 무단 투기·담벼락 주변 주차장 방불케 해

대전시 기념물 제1호로 지정된 동구 가양동 `박팽년 선생 유허` 대문이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다. 사진=손민섭 기자
대전시 기념물 제1호로 지정된 동구 가양동 `박팽년 선생 유허` 대문이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다. 사진=손민섭 기자
조선 전기 회덕 출신이자 사육신 중 한 명인 박팽년의 유허가 시의 관리 소홀과 시민 의식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동구 가양동에는 조선 전기 문신 박팽년이 거주하던 집터인 `박팽년 선생 유허`가 있다. 이곳은 1989년 3월 대전시 기념물 제1호로 지정돼 지난해 문화재 지정 30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대전시 기념물 제1호`라는 상징성이 무색할 정도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29일 오전 11시 방문한 `박팽년 선생 유허`는 대문이 자물쇠로 굳게 잠겨져 있어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불법 주차된 차량이 담벼락을 둘러싸고 있어 마치 주차장을 방불케 할 뿐만 아니라 이곳을 설명하는 안내판마저 가리고 있었다. 곳곳에 쓰레기 불법 투기 단속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무분별하게 버려진 쓰레기로 악취까지 풍기고 있었다.

주변을 청소하던 환경미화원 A씨는 "대학교 주변이라 원룸이 많아서 학생들이 많이 사는데 시민의식이 굉장히 부족하다"며 "쓰레기 불법 투기 단속 안내문은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고, 주민들이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도 담지 않은 채 마구잡이로 버려 매일 청소해도 더럽혀지기 일쑤"라고 말했다.

동구 환경과에 따르면 지난해 중순 환경관리원 2명을 현장으로 파견, 한 달 동안 집중 단속을 펼치고 이동식 카메라까지 설치했다. 그러나 쓰레기 불법 투기가 주로 밤에 이뤄져 단속에 난항을 겪었다고 전했다.

당국의 관리 소홀은 담장 내부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었다. 대문 왼쪽 끝에는 대전시 문화재자료 제8호로 지정된 `박팽년 선생 유허비`가 있다. 그러나 무성하게 자란 잡초만이 빼곡히 자리 잡고 있었다.

주민 강모(50)씨는 "지난달 중순 시에서 잡초를 제거했는데 여름에는 풀이 빨리 자라 제초 작업 빈도를 늘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동춘당이나 우암사적공원처럼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한다면 지역 명소로 관리도 더 잘 될 것 같다"고 제안했다.

이에 동구 관광문화체육과 관계자는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수년 전 대문을 폐쇄했고, 올해 5월 중순부터 `박팽년 선생 유허 종합정비계획 수립 용역`을 시행하고 있다"며 "용역 안에 문화재 개방과 쓰레기 불법 투기, 주차 문제 해결 방안도 포함돼 있어 10월 초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손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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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가양동 `박팽년 선생 유허` 담벼락 주변에 줄지어 서 있는 불법 주차 차량. 사진=손민섭 기자
동구 가양동 `박팽년 선생 유허` 담벼락 주변에 줄지어 서 있는 불법 주차 차량. 사진=손민섭 기자
동구 가양동 `박팽년 선생 유허` 담벼락 주변에 줄지어 서 있는 불법 주차 차량. 사진=손민섭 기자
동구 가양동 `박팽년 선생 유허` 담벼락 주변에 줄지어 서 있는 불법 주차 차량. 사진=손민섭 기자
동구 가양동 `박팽년 선생 유허`를 설명하는 안내판을 불법 주차 차량이 가로막고 있다. 사진=손민섭 기자
동구 가양동 `박팽년 선생 유허`를 설명하는 안내판을 불법 주차 차량이 가로막고 있다. 사진=손민섭 기자
동구 가양동 `박팽년 선생 유허` 주변에 무분별하게 버려진 쓰레기. 사진=손민섭 기자
동구 가양동 `박팽년 선생 유허` 주변에 무분별하게 버려진 쓰레기. 사진=손민섭 기자
동구 가양동 `박팽년 선생 유허` 주변에 무분별하게 버려진 쓰레기. 사진=손민섭 기자
동구 가양동 `박팽년 선생 유허` 주변에 무분별하게 버려진 쓰레기. 사진=손민섭 기자
동구 가양동 `박팽년 선생 유허` 내부에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있다. 사진=손민섭 기자
동구 가양동 `박팽년 선생 유허` 내부에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있다. 사진=손민섭 기자

손민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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