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교회 중심… 담임 목사에 따라 판단 달라져
타 종교에 비해 신앙적 가치 지키려는 인식 강해

지난 27일과 29일 대전 지역 대형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현장 예배가 지역 감염 확산의 도화선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30일 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동구 판암동 판암장로교회 관련 확진자는 2명(105·113번)이다. 시는 24일 판암장로교회 저녁 예배에 참석해 105번 확진자와 접촉한 교인 187명과 113번 확진자가 다녀간 21일 오전 예배 참석자 57명을 대상으로 전수 검사를 시행했고,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판암장로교회에서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105번 확진자의 직장동료인 107번 확진자도 역학조사 결과 25일 저녁 대덕구 송촌동 세연중앙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예배 참석자 155명을 전수 검사한 결과 전원 음성이었다.

지난 15일 서구 갈마동 꿈꾸는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12일 만에 교회에서 다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지역 사회에서도 현장 예배를 당분간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구 대흥동 주민 최모(30)씨는 "전국적으로 교회 관련 확진자가 늘고 있고, 정부에서도 현장 예배를 자제하라고 여러 차례 권고했는데도 이를 따르지 않는 모습을 봤을 때 다소 이기적으로 느껴진다"며 "최근 대전에서도 확진자가 우후죽순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더 이상의 지역 내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교회에서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회 집단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지만, 현재 교회 대부분은 현장 예배를 고집하고 있다. 교회에서 현장 예배를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한국교회총연합 관계자는 "각 교단에 온라인 예배를 권고하는 공문을 보내고는 있지만, 유도에 불과할 뿐 강제성이 없다"며 "체계가 일원화된 천주교와 달리 개신교는 개별 교회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온라인 예배 전환도 각 교회 담임 목사의 판단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이어 "젊은 세대들은 온라인 예배에 익숙해져 있지만 연로한 교인들은 집에 컴퓨터가 없는 경우가 많아 온라인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대형교회는 방송 장비가 구축돼 있어 온라인 예배가 가능하지만, 규모가 작은 교회에서는 아예 여건이 되지 않아 현장 예배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곳도 있다"고 덧붙였다.

나인선 목원대 신학과 교수는 "십계명에 안식일을 지키라는 구절이 있어 교인들은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려야 이를 따른다고 보는 것"이라며 "개신교가 다른 종교와 비교했을 때 신앙적 가치를 지키려는 인식이 강하다"고 설명했다.손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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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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