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지역단위 별 원격수업 전환하면 '교육격차 발생', 학습권 보장 위해 선별적 조치 입장
반면, 학교내 감염 추측되는 학생 확진자 발생하면서 학교 보내기 부담스런 학부모들

대전에서 코로나 19에 감염된 학생 확진자가 4명으로 늘면서 학교 `등교중지(원격수업)` 범위를 두고 대전시교육청과 학부모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시교육청은 학생들의 교육격차, 학습권 보장을 위해 교육부 방침에 따라 선별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반면, 학부모들은 코로나 19 확산세, 학생 확진자 발생을 이유로 불안감을 내비치며 등교 중지 필요성을 호소하고 있다.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은 1일 시교육청에서 열린 긴급브리핑에서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에 최우선을 두면서 학습권 보호에도 중점을 둬야 한다"며 최근 대전지역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들끓고 있는 등교중지 목소리에 대해 답변했다.

설 교육감은 또 "고등학생은 대입 대비, 수능준비도 해야 한다. 미등교로 인해 평가문제, 입시 대비 차질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전 지역 등교 중지에 대해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 방침상 등교수업을 중지하지 않기로 돼 있다. 학교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기 때문에 원격-등교 병행수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학교 등교 중지는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경우를 제외하고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절차상 교육·보건당국과의 협의가 선행돼야 하며, 타 지역 사례를 비쳐봤을 때도 대전 전 지역 등교 중지는 불가하다는 것이다. 특히,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지 않는 학교를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게 되면 타 학교·지역 동일 학년 간 교육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시교육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반면, 대전지역 학부모들은 코로나 19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등교 중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22일 `대전 시민을 코로나로부터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으로 등장한 국민청원은 이날 오후 5시 기준 1만 4000여 명이 동의한 상태다. 이 청원에는 "대전 전학년 휴교를 신청합니다"라며 "학생 확진자가 발생해야 교육시설 휴교 등이 이뤄진다"며 N차 감염을 우려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대전지역 학부모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최근 일주일 새 등교중지를 호소하는 게시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43·대전 중구)씨는 "무증상 확진자도 생겨나고 있는 판국에 교육청은 왜 확진자가 발생 여부에만 등교중지 기준을 두는지 모르겠다"며 "학습권 보장보다 우선인 게 학생들의 건강 아닌가. 보건당국과의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초등학생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정모(39·서구)씨는 "어제(지난달 30일) 학생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이 더 커진 상황"이라며 "현재 대전은 특수한 상황인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방역 대응이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말했다.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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