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됐다. 장마 전선을 동반하고 흐리고 비가 오는 날이 오랜 기간 지속되며 큰비가 내리기도 하는 기간이다. 지난달에는 강원 강릉에 206㎜ 비가 쏟아져 109년만의 일 강수량 기록을 경신했고 강원 속초 설악동은 281.5㎜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일 강수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장마, 태풍, 기습성 호우 등 여름 불청객의 방문이 예정돼 있는데다 수막현상이 존재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현상은 비로 인해 물이 계속 괴는 노면 위를 고속으로 주행할 때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물의 막이 형성되는 현상으로 바퀴가 노면을 제대로 접지하지 못한 채 물 위에 뜬 상태로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빗길 주행 시 위협이 되는 것은 미끄러움이다. 대수롭지 않게 여길 지 모르나 여름철에는 수막현상이 생기면서 빗길 제동 시 평상시 보다 제동 거리가 길어진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실시한 실험에 따르면 승용차가 시속 50㎞로 달리다 브레이크를 밟아 정지하기까지 걸리는 제동거리가 마른 노면에서는 9.9m였지만, 젖은 노면에서는 18.1m로 제동거리가 현저히 증가했다. 교통사고 발생비율도 상승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지난해 6월 발표한 빗길 교통사고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8년 빗길 교통사고 발생이 2017년 대비 32%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빗길 교통사고 사망자도 2017년 대비 25.9% 증가하는 등 빗길 운행의 위험성을 알 수 있다.

빗길 운전 시에는 시야가 좁아지고 제동거리가 길어지는 만큼 평상시 규정 속도보다 감속 운전을 해야 하고 주행 중 앞차와의 거리도 2배 이상 확보해야 한다. 또한 빗길운전은 수막현상 등으로 인해 타이어와 도로의 마찰력이 낮아져 브레이크를 밟아도 미끄러져 사고 위험을 항상 상존하고 있다. 전조등 켜기, 타이어 마모상태와 공기압, 와이퍼 상태 등도 미리 확인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운행이다. 몇 분 몇 초를 단축하려고 과속운전을 하는 것은 본인 뿐만 아니라 타인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한다. 더욱이 장마철 교통사고는 대형교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사고는 언제 어디서 일어날 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자신과 타인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황진현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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