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 반란표… 찬성 11표 무효 11표 의장 선출 부결

대전시의회 본회의 [사진=연합뉴스]
대전시의회 본회의 [사진=연합뉴스]
후반기 임기에 돌입한 대전 광역·기초의회가 의장 선출 과정에서 당 내 갈등 등 상식 밖의 모습을 노출하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후반기 의장 선출이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내부 분열로 무산된 대전시의회는 의장 후보의 사퇴 등 거센 후폭풍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일부 구의회는 당의 지침과는 동떨어진 방식으로 의장을 선출한 것으로 알려져 당 차원의 징계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는 상태다.

5일 대전시의회와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먼저 시의회는 지난 3일 제25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의장에 단독 입후보한 권중순 의원(민주당, 중구 3)을 대상으로 의장 선거를 진행했다.

하지만 1차 투표에서 찬성, 무효표가 각각 11표로 과반 수 이상 득표를 얻지 못하면서 부결됐다. 이후 시의회 회의규칙 제8조에 의거, 2차 투표를 진행했지만 1차 투표와 동일한 결과가 나오면서 결국 이날 예정됐던 후반기 의장 선출은 무산됐다.

이는 전체 22석의 의석 중 21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 소속 의원 중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권 의원의 후반기 의장 선출에 대해 반대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달 25일 시의회 민주당 의원 총회에서 권 의원을 후반기 의장 후보로 선출했음에도 정작 본회의장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셈이다.

이 같은 결과를 놓고 같은 당 김찬술(대덕구 2)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대전시의회에서 정당 정치가 사라진 날"이라며 "150만 시민의 의장을 뽑는 것인데 초등학생보다 못한 이러한 형태를 인정할 수 없다"며 본회의장 농성에 돌입했다.

또 본회의가 끝난 직후 권 의원은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며 "민주주의 원칙인 정당정치 그리고 그에 대한 결과를 무리를 형성해 뒤집는다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민주당 시의원에 대한 당 차원의 엄중한 징계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지역 정치권도 시의회의 행태에 날선 비판을 가했다.

미래통합당 대전시당은 5일 성명을 내고 "민주당 일색의 대전시의회가 후반기 의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그 과정에서 막장 드라마를 연출했다"며 "감투싸움에 날 새는 줄 모르는 민주당 시의원은 이번 참사에 대해 시민에게 석고대죄하고 의회 정상화를 위한 다수당의 책무를 다해 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3일 정의당 대전시당도 성명을 통해 "의원총회에서 합의 추대한 후보를 부결시키는 배짱을 칭찬이라도 해줘야 하는 하는 것이냐"며 "`민주`라는 이름이 아깝다. 당론도, 동료 의원도, 시민도 아랑곳하지 않는 추악한 탐욕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중구의회는 지난 3일 제227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단독 출마한 김연수 의원(통합당, 가 선거구)에 대한 의장 선거를 진행 했지만 전체 의원 11명(민주당 5명·통합당 5명·무소속 1명) 중 찬성 5표, 기권 6표로 부결됐다. 또 서구의회는 지난달 민주당 소속 의원 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의 반발 속에 후반기 의장 후보를 확정 짓지 못했고, 결국 본회의에 두 명의 후보를 올려 의장을 선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의원 간 합의를 무너뜨린 것은 결국 당론을 뒤집은 것이고 이는 결국 당을 무시한 처사로 밖에 볼 수 없게 된 상황"이라며 "경중을 떠나 당 차원의 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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