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아닌 권고 그쳐… 마트 재량에 따라 운영 가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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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지역 일부 대형마트에서 밀접 접촉 가능성이 높은 시식 코너를 운영하고 있어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키운다는 지적이다. 시식 코너 특성상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어 비말(침방울)이 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8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 1일 지역의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시식 코너 및 화장품 테스트 코너 운영 중단의 내용을 담은 `다중이용시설 마스크 착용 및 방역수칙 의무화 행정조치 고시 재강조`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하지만 해당 공문은 강제성이 없고 권고에 그치고 있어 매출 하락을 우려한 일부 대형마트의 시식 코너 운영을 막지 못하고 있다.

이날 현재 지역의 대형마트 두 곳 이상에서 감염 우려에도 여전히 시식 코너를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구 갈마동 주민 박모(30)씨는 "며칠 전 월평동에 있는 대형마트를 방문했는데 냉동만두 시식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며 "판매원은 비닐장갑과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손님들은 냉동만두를 먹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제품에 대해 질문하는 등 별다른 경각심이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사용한 이쑤시개나 종이컵을 밀봉해서 버린다고는 하지만, 코로나는 비말로 전파되는데 침이 섞여 있어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5월에는 대구 지역 대형마트의 한 시식 코너에서 아르바이트생이 코로나에 감염된 사례도 있었다.

반면 업계에서는 코로나 사태 이후 전체적인 매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시식 코너 운영 중단으로 매출 하락 폭이 더 심해져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대전 지역의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최근 대전 지역 코로나 확산세와 시의 지침에 따라 지난 1일부터 시식 코너 운영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시식 코너 운영은 고객의 구매를 유도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치는 게 사실이다. 이번 조치로 매출 하락세가 더욱 길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시식 코너는 이용객 간 접촉이 우려됨으로 코로나 감염 확산 예방을 위해서는 운영을 중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음식 섭취 시 마스크를 벗게 되고, 그에 따라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마스크를 벗는 상황을 일부러 만들 필요는 없으므로 조치에 대한 이행은 각 운영 업체의 도덕적 책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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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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