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행정수도완성추진단 간사인 이해식 의원이 어제 행정수도 이전 방식을 최소한 연말까지 확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추진단과 정책기획위원회 등 9개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로 구성된 `국정과제협의회`와 간담회를 가진 직후 브리핑을 통해서다. 비공개 간담회여서 그 내용이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의 전언으로 미뤄 행정수도 완성의 의지가 읽힌다. 행정수도 추진 방식이 개헌이나 국민투표, 아니면 특별법 등 무엇이 됐든 조기 확정해 소모적 논쟁을 피하고 행정수도 완성을 가속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크게 무리가 없을 듯하다.

사실 행정수도 이전 방식 확정은 이를수록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 우리는 16년 전 신행정수도 추진 과정에서 벌어졌던 사회적 논쟁과 지루한 소모전을 기억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판결을 전후해 국론이 분열되고 지역 간 대립이 격화됐음을 떠올린다면 다시는 그런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추진단과 국정과제협의회 간담회 직후 나온 행정수도 이전 방식 조기 결정론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는 지난 27일 행정수도완성추진단 첫 회의에서 김태년 원내대표가 `대선까지 시간을 끌지 않고 그 전에 여야 합의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한 언급보다 한층 진전된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갖게 한다.

문제는 야당인 미래통합당의 태도다. 통합당은 여당의 행정수도 추진이 부동산 정책 실패를 호도하려는 국면전환용으로 인식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아예 행정수도와 관련해 논의를 자제해 달라며 함구령까지 내렸다. 여당의 전략에 함몰되지 않겠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지역의 정서와 이익을 대변해야 할 충청지역구 의원들마저 행정수도론에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야당의 입장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 등 국가의 백년대계와 연결된 문제를 마냥 외면하는 것이 온당한지 따져볼 일이다.

행정수도 논의를 이끌고 있는 민주당 행정수도완성추진단은 관련부처 보고에 이어 다음달 세종시 현장 점검, 순회토론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9월 정기국회에 돌입하면 국정감사와 내년 예산심의 등으로 행정수도 논의가 뒷전으로 밀릴 우려도 없지 않다. 추진단은 오롯이 행정수도에 매진해 정기국회가 끝나기 전에 성과물을 내놔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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