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다정동 복합커뮤니티를 두고 둘러싼 주민과 시 사이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다정동 가온마을 입주자대표회의가 제작한 주민 동참 호소문. 사진=독자 제공
세종시 다정동 복합커뮤니티를 두고 둘러싼 주민과 시 사이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다정동 가온마을 입주자대표회의가 제작한 주민 동참 호소문. 사진=독자 제공
세종시 다정동 복합커뮤니티센터를 두고 시와 주민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시는 다정동 `복컴` 내 일부 공간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교육원의 발레 교육장으로 사용한다는 복안이지만, 주민들은 시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간 계획을 변경했다며 `주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맞서고 있다.

시는 다정동에 공식적인 주민자치 기구가 없어 협의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입장이지만, 주민들은 시를 공익 위반 등의 명목으로 행정안전부 감사청구를 신청했다.

시는 지난 4월 29일 `예술영재육성 지역 확대사업` 거점기관으로 선정돼 한예종 측과 이달 1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이달 7일 열린 사업설명회에서 한예종 측이 요구한 발레연습장을 다정동 복컴 내 클라이밍(암벽등반)장과 스쿼시장을 리모델링해 마련할 방침이다. 다정동 복컴 내부 공간이 층고 5m이상을 충족하는 등 발레연습장으로서의 적합한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시의 이 같은 행정을 두고 다정동 주민들은 주민 이권을 저해하는 일방적인 처사라고 반대하고 나섰다. 설명회가 한예종 측과의 업무협약 이후 열렸으며, 이후 지난 24일 토론회 등의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다정동 가온마을 입주자대표회의가 주민 5598세대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5564세대(99.4%)가 복컴 내 공간을 발레연습장으로 변경하는 데 반대하고 나섰지만, 시가 공개된 장소(엘레베이터)에서 유기명으로 진행된 의견 수렴 절차 상의 문제를 거론하며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행정안전부에 △공익 위반 △예산 낭비 △법령 위반을 근거로 주민감사청구를 실시한 상태다.

이정원 다정동 가온마을 입주자대표회의 연합회장은 "시는 99%의 주민이 반대하는 사업을 강행하려고 한다. 이는 시민 주권을 명백히 침해하는 행위"라며 "행안부에 주민감사를 청구한 결과 복컴을 둘러싼 시의 행정이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주민들의 서명을 받아 공식적인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 전체가 사용할 수 있는 스쿼시·클라이밍장을 일부 발레연습생을 위한 공간으로 바꾼다는 것은 주민 편익을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시는 주민 의견을 무시하는 행정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는 현재 다정동에 주민자치회와 통장협의회 등 공식적인 주민자치 기구가 없는 까닭에 협의가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다정동 분동 이후 공식적인 주민 기구가 설치된 이후 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또 공식 주민 기구가 아닌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의견 수렴 결과는 인정하기 어렵다고도 덧붙였다.

시 문화체육과 관계자는 "다정동은 현재 주민자치기구가 없어 인근 새롬동의 관할에 놓인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다정동 주민과의 공식적인 협의·소통 체계가 마련되지 못 했다"며 "분동 이후 공식 주민기구가 설치된 이후 협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아파트 입주자의 의견 수렴 결과는 여론 정도로만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천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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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다정동 복합커뮤니티를 두고 둘러싼 주민과 시 사이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다정동 가온마을 입주자대표회의가 제작한 주민 동참 호소문. 사진=독자 제공
세종시 다정동 복합커뮤니티를 두고 둘러싼 주민과 시 사이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다정동 가온마을 입주자대표회의가 제작한 주민 동참 호소문. 사진=독자 제공

천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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