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유지 지원금‧공장 휴무로 버티는 지역중기 경영 코로나 이전 못 미쳐

대전세종충남지역 중소기업이 꼽은 경영상 애로사항. 사진=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 제공
대전세종충남지역 중소기업이 꼽은 경영상 애로사항. 사진=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 제공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기업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나왔다. 얼어붙었던 소비 심리가 살아나면서 경제 회복에 군불이 지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이 같은 장밋빛 전망 속에서도 충청권 기업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내수부진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은 공장 가동률이 여전히 지난해 평균 이하를 맴돌고, 향후 경기를 바라보는 지표가 부정 일색이다.

30일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가 발표한 `7월 기업경기동향·8월 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지역 기업들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57.5로 한 달 전보다 5.5 포인트 올랐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은 전달보다 8포인트 오른 58, 비제조업은 3포인트 오른 57로 조사됐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올 1월 BSI에는 여전히 못 미치고 있다. 1월 충청권 제조·비제조업 BSI는 각각 74, 71을 기록했다.

BSI는 기업가의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지표로, 부정적이라고 답한 곳이 긍정적이라고 본 업체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수치가 낮을수록 기업 체감경기가 나쁘다는 뜻이다. 바꿔 말해 기업경기가 회복되고는 있지만 절대적 수치는 낮아 향후 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 사정은 더 열악하다. 내수 회복기미가 없는데다 수출 부진까지 겹쳐 경기 회복에 대한 물음표만 가득하다.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가 공개한 `8월 경기전망지수` 결과를 보면 지역 259개사 중소기업건강도지수(SBHI)는 72.6으로 전달(68.5) 대비 4.1포인트 올랐다.

지난 4월 역대 최저치인 56.0을 기록한 이후 4개월 연속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준치(100)에는 턱 없이 부족하다.

제조업은 69.6으로 전달보다 2.5포인트 상승했지만 지난 해 같은 달에 견줘 9.3포인트 낮은 수치다. 비제조업 중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서비스업은 전년 동월 대비 8.7포인트 낮은 73.8에 그쳤다.

SBHI는 100 이상이면 긍정적인 업체가, 100 미만이면 부정적 업체가 많다는 뜻이다. 한국은행 발표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기업 경영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분위기는 평균 공장 가동률에서 도드라진다. 6월 충청권 중소제조업의 평균가동률은 66.8%다. 전달(67.7%)과 비교해 0.9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올해 들어 연이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1월 70.5%였던 평균가동률은 2월 69%, 3월 69.1%, 4월 67.9%로 떨어진 후 6월엔 올해 최저치(66.8%)를 찍었다.

지역 중소기업들은 정부의 `한국판 뉴딜` 등 경기부양책이 나오고 있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라고 입을 모았다.

대전의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당장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빠진 내수 판매가 회복해야 한다"며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에 기댄 채 근근이 회사를 운영하는 것도 조만간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매출 부진에 제품 생산을 잠시 멈췄다는 대전산업단지의 한 업체 대표는 "신규 발주는 5월 이후로 끊겼다고 보면 된다"며 "기존 거래처만이라도 계속 납품 할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한숨 쉬었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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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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