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아파트 복구 사흘째… 자원봉사자·공직자 구슬땀

2일 대전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를 찾은 자원봉사자들이 물과 진흙을 밖으로 퍼내고 있다. 사진=임용우 기자
2일 대전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를 찾은 자원봉사자들이 물과 진흙을 밖으로 퍼내고 있다. 사진=임용우 기자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던 집에서 이런 일이 생길 줄 알았나요."

2일 오후 12시 30분쯤 찾은 대전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 아파트에는 수마가 할퀴고 간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분주함을 보였다.

주민 A씨는 "물이 차오르며 정신없이 집을 빠져나왔다"며 "임시 대피소에서 잠시 나와 집에 왔을 때는 허망함만이 가득했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하는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30일 시간당 80㎜에 육박하는 비가 불러온 수마는 코스모스아파트를 집어삼키며 D동과 E동 1층 28세대가 침수됐다.

이에 아파트 단지 입구와 지하층 곳곳은 폭우로 가득찼던 물이 빠져나가며 진흙 밭으로 변해있었다.

수해로 인해 파손된 집기와 가재도구들이 아파트 입구를 가득 채웠다. TV, 냉장고, 세탁기는 물론, 옷장 등도 다 부셔진 모습이었다.

주민 B씨는 "살아도 사는게 아닌 상황"이라며 "복구가 된다 해도 언제 쯤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지 몰라 답답하고 속상하기만 하다"고 했다.

다른 주민 C씨는 "자원봉사하시는 분들이 없었다면 희망도 없었을 것"이라며 "많은 분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고맙다"고 강조했다.

E동의 한 주민은 이사를 하고 있기도 했다. 수해 피해를 입지 않은 상황에서 예정된 이사로 혼자만 도망가는 듯해 기분이 좋지 않다는 설명을 남겼다.

한 아이는 자신의 망가진 장난감을 본 후 아빠의 품에 안겨 서럽게 울고 있었다.

수마가 휩쓸고 간지 3일이 지났지만 주민들의 상처는 여전히 당일과 비슷했던 것.

수해 현장에는 여전히 복구작업이 한창이었다. 집기와 가재도구들을 밖으로 빼낸 뒤 깨끗한 물로 진흙물을 씻어내고 판자를 삽처럼 사용해 퍼내고 있었다. 양동이에 가득찬 진흙과 물들이 연신 밖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곳에 투입된 인력은 주민과 군인은 물론, 대한적십자사 등 자원봉사자들을 포함해 120여 명이 이른다.

또 전국재해구호협회 희망브릿지는 수해로 인해 진흙을 가득 머금은 옷들을 세탁하고 있었다. 맥키스컴퍼니에서도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음료수 등을 나눠줬다.

서구 공직자들도 힘을 보태며 구슬땀을 흘렸다.

한 자원봉사자는 "이재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한달음에 달려 왔다"며 "내 집이 피해를 입은 것처럼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한편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 25가구 41명은 임시생활시설인 오량실내테니스장과 장태산휴양림, 침산동 청소년수련원에 분산돼 생활하고 있다.임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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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마가 할퀴고 간 대전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에 2일 파손된 집기와 가재도구가 밖에 쌓여있다. 사진=임용우 기자
수마가 할퀴고 간 대전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에 2일 파손된 집기와 가재도구가 밖에 쌓여있다. 사진=임용우 기자
전국재해구호협회 희망브릿지에서 2일 진흙을 가득 머금은 이재민들의 옷가지를 세탁하고 있다. 사진=임용우 기자
전국재해구호협회 희망브릿지에서 2일 진흙을 가득 머금은 이재민들의 옷가지를 세탁하고 있다. 사진=임용우 기자

임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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