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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방송사고

2020-08-10기사 편집 2020-08-10 07:05:00      박계교 기자 antisofa@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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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이 열린 1988년 얘기다.

그 해 소위 역대급 방송 사고가 나면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1988년 8월 4일 MBC 9시 뉴스.

뉴스가 한창이던 중 남성 앵커 뒤에 20대 한 남성이 카메라에 잡혔다.

이 남성은 뉴스를 전하는 앵커의 마이크에 "귓속에 도청장치가 들어있습니다. 여러분"을 두 차례 말하다가 스텝에 제지, 밖으로 끌려 나갔다.

잠시 당황한 남성 앵커는 "뉴스 도중에 웬 낯선 사람이 들어와 행패를 부렸습니다"라고 말한 뒤 뉴스를 이어갔다.

황당하기 짝이 없는 일명 '내 귀에 도청장치'라 불리는 방송 사고다.

이후 방송사고 하면 떠오르는 단골 영상으로 남았다.

꼬박 32년이 흐른 2020년 이 영상이 또 다시 세간에 주목을 받았다.

방송국이라는 공적 공간에서 발생한 특수성 때문에 소환 된 것.

이번에는 KBS다.

8월 5일 오후 3시40분경.

KBS 라디오 오픈스튜디오에서 '황정민의 뮤직쇼'가 생방송 중이었는데, 40대 한 남성이 곡괭이로 유리창을 깨는 난동을 부렸다.

유리창 부서지는 소리는 고스란히 라디오 전파를 탔다.

DJ 황정민을 나오라면서 유리창 몇 개를 박살 낸 과격한 그 때문에 황정민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을 이유로 병원 신세를 졌다.

이 남성은 경찰조사에서 "25년째 휴대전화가 도청당하고 있는데, 다들 말을 들어주지 않아 홧김에 그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특수재물손괴·업무방해 혐의로 6일 구속 됐다.

이 방송사고는 '곡괭이 난동'으로 인터넷 검색창에 저장 됐다.

공교롭게 1988년 MBC나 2020년 KBS에 공통으로 등장한 '도청'이란 피해망상이 방송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셈이다.

비단 방송사고가 이뿐이랴

한 때 특정 방송사가 독점하던 방송시장이었으나 이제는 일일이 기억하기조차 힘든 다변화된 방송시장은 시청자들의 알권리 충족이라는 미명 아래 다양한 콘텐츠를 짜내고 있다.

시청자들의 채널 선택권이 는 것은 좋지만 공적 기능을 상실한 방송이 많아 방송사고 만큼이나 사회에 미치는 해가 크다.

그래서 NG(No Good)다.

박계교 지방부 서산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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