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실업급여 지급액 1조 2000억 원…'역대 최대' 갈아치워
경제계 "코로나19 경영 악화에 최저임금 인상 부담까지"

최근 대전 서구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실업급여를 신청한 대학생 김모씨는 얼마 전 1년 가까이 일하던 식당을 그만뒀다. 코로나19로 매출이 뚝 떨어지자 사장이 그에게 식당을 그만둘 것을 권해서다.

그는 "당장은 생활을 이어가겠지만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가 유일한 수입원인데 최근엔 새로 나는 자리도 없어 막막하다"고 한숨 쉬었다.

국내 고용시장이 여전히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코로나19로 실업자가 늘어나면서 지난 달 실업급여 지급액이 또 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깨면서 고용한파가 여전하다.

최근 소비심리 회복 등에 따른 경제 지표 소폭 상승에도 홀로 웃지 못하는 형국이다. 1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7월 노동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1조 188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96억 원(56.6%) 급증했다. 앞선 역대 최대치(6월, 1조 1103억 원)를 한 달 만에 갈아치웠다.

구직급여는 직장을 잃은 사람에 실업급여 형태로 지급되는 고용보험이다. 지급액이 매달 경신되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이 직장을 잃은 것으로 고용 위축이 계속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직급여 지급액은 코로나19가 확산한 올 2월부터 6개월 연속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1만 4000명으로, 지난해 7월보다 1만 3000명(12.9%) 증가했다.

구직급여 수급자는 73만 1000명, 이 역시 역대 최대 규모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고용위기가 눈에 띈다. 제조업 고용보험 자격 취득은 351만 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보다 6만 5000명 줄었다. 이 중 29세 이하 고용보험 자격 취득자는 52만5000명으로 지난 해 같은 달에 견줘 41만 1000명, 30대는 40만 9000명 감소했다.

대전 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는 구직자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역 첫 확진자가 나온 2월부터 매달 이곳을 찾는 구직자들은 평균 1000-2000명을 웃돌고 있다.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던 2월에는 한 달 새 3114명이 센터를 찾아 지난 해 같은 달(2966명)과 비교해 15% 증가세를 보였다.

이처럼 비관적인 고용 사정과 달리 기업 경기를 포함한 각종 경제 지표는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지난 달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가 발표한 `7월 기업경기동향·8월 전망` 조사 결과를 보면 7월 지역 기업들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57.5로 한 달 전보다 5.5 포인트 올랐다.

이 같은 고용·경기 전망치 불균형에 대해 대전의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나아지는 경기 전망과 달리 고용 지표가 떨어지는 것은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코로나19로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 신규 채용에 나서지 못하는 기업들이 다수"라고 말했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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