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와 폭우로 수해 규모가 확산되는 가운데 주민대의기관인 지방의회에서도 재해극복에 힘을 보태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이런 시국일수록 피해 주민들 사정을 가장 잘 아는 광역의회를 비롯해 각 자치구 기회의회가 도움의 손길을 뻗는 데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피해 주민들 입장에서 지금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 파악할 일이고 그러면서 지방의회 차원에서 주 고통을 다소나마 경감시킬 수 있는 제도적 방안 마련에도 힘써야 할 때임을 직시해야 한다.

폭우 피해가 본격화되기 전의 일이지만 기초의회들이 공무국외출장비 반납 행렬에 합류한 것은 잘한 결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한 곳에서 시작하자 다들 뒤따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이른바 `나비효과`를 부른 셈이다. 액수의 다과를 떠나 코로나 19 장기화 등 현실을 감안할 때 해외연수를 실시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상황이 호전되면 언제든지 재추진하지 못할 것은 없다. 그런데 그렇게 미련을 둘 때 아니라면 관련 예산을 반납하는 게 현실적이며, 그런 점에서 지방의회들이 모처럼 솔선수범했다고 볼 수 있다. 대전시의회도 국외연수비 삭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차일피일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 예산을 `다이어트`하면 그 만큼을 주민복리 사업에 돌려 쓸 수 있게 된다. 꼭 필요하고 지원이 절실한 곳에 재화로 직접 전달되거나, 용역 서비스 제공에 따른 비용으로 상계될 수 있는 노릇이다. 또 강제성을 띠는 않는 것을 전제로 지방의원들 임의로 세비 일정액을 모아 수재의연금으로 기부·기탁하는 것에 대해 공감대롤 모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옆구리 찔러 절 받는 모양새로 비친다면 피차 부담이고 또 불편해 질수도 있음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만일 광역의회가 솔선하면 기초의회들도 모종의 움직임을 보일 것이고 이 분위기가 좋은 쪽으로 `전염`되면 지역 기업체나 경제단체 등에서도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의회 및 지방의원들은 주민들의 일상적 애환을 가장 지근거리에서 지켜보는 입장이나 마찬가지다. 게다가 비상한 국면이다. 코로나에다 설상가상으로 재해까지 닥친 까닭이다. 지방의회에게 현존하는 재난을 극복하는 데 `구난 지휘부` 역할이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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