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지난 달 말 당비대위에서 "수도 이전을 내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공약으로 걸고 동의 받으라"고 한 바 있다. 어제 주요 발언을 보면 김 위원장의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인식과 태도에는 이를 테면 대화와 협상의 공간이 막혀버린 느낌이 강하다. 그의 시각과 관점에서는 이 또한 일관성 있는 발언이고 소신으로 비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치의 영역에서 국가 핵심정책이나 거대담론을 논할 때 양극단을 달리게 되면 위험할 수 있다. 행정수도 이전론의 경우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미리 방어 막을 쳐버리고 나면 합리적 수용론자들 목소리가 묻히게 되고 그와 동시에 여당과의 협상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시기와 의도를 떠나 집권여당이 행정수도 이전 카드를 던진 이상, 책임 있는 제1 야당이라면 이를 놓고 공론의 장에서 균형발전 전략과 시대가치 및 비전 등을 다투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 점에서 행정수도를 완성하는 일에 경직성을 보이고 있다면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설령 행정수도 이전이 나라의 모든 갈등과 불합리를 일거에 해소하는 마스터 키가 못 된다 해도 수도권 과밀화에 따른 누적·심화되고 있는 중증적 현실을 감안하면 행정수도 이전에 필적할 만한 처방이 따로 있을 수 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세종시는 행정중심도시에 걸맞게 청와대와 일부 부처를 빼고는 중앙행정기관을 거의 품은 도시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진정한 `행정중심` 도시가 되려면 행정수도로 한단계 더 도약해야 하고 이는 되돌릴 수 없는 동시대인 모두의 책무이자 미래를 위한 선제 투자 개념이다. 미래통합당 지도부도 행정수도 이전을 낯설어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