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절반인 50명이 서울특별시와 경기도 등 수도권에 산다. 충남도와 대전광역시 주민은 각각 4명, 3명이다. 사는 집은 어떨까? 47명은 아파트에, 40명은 단독주택에 산다. 연립주택이나 다세대 주택에 사는 사람이 10명. 3명은 여관이나 고시원, 쪽방, 비닐하우스가 집이다. 연령대는 40세에서 49세가 18명으로 가장 많다. 70세 이상은 8명. 직업은 단순 노동이나 물건 조립 등에 17명이 종사한다. 11명은 물건을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문 지식이나 기술 분야 직업인도 11명. 8명은 사무실에서 일 하고 3명은 농사를 짓거나 고기를 잡는다. 회사에서 임금 받으며 일하는 사람은 36명, 19명은 정규직, 17명은 비정규직이다. 마을 사람 7명은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다.

배성호가 쓰고 허구가 그린 `우리나라가 100명의 마을이라면`(푸른숲주니어) 그림책 속 내용이다. 책이 2014년 첫 출판됐으니 현재는 100명의 분포도 달라졌다. 수도권에 사는 사람은 더 늘었을 것이고 노인과 비정규직, 일자리가 없는 사람도 많아졌겠다.

100명의 마을에 의사는 있을까? 우리나라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아픈 사람을 돌보기 위해 의사 한 명쯤 꼭 있어야겠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국회의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활동의사 수는 인구 천명당 2.08명이다. 인구 천명당 활동의사수가 1명도 안되는 곳이 전국 250개 시군구 중 45곳에 달한다. 도농 복합도시인 천안시도 2018년 기준 불당동에는 83개 의료기관이 밀집했지만 성남면, 수신면, 동면, 일봉동은 민간 의료기관이 한 곳도 없다.

지역간 의료 접근권 격차는 물론 사회적 약자의 건강을 연구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사회역학자 같은 의사가 태부족인 것도 엄연한 우리나라 의료현실이다.

"대학생 친구 한 명 있었으면 좋겠다"는 청년 전태일의 바람처럼 아픈 이들은 "의사 친구 한 명"이 절실한 요즘이다. 그리고 친구라면 동무의 절박한 아픔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 그가 정말 `의사친구`라면. 윤평호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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