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이 대전시 첫 과학부시장으로 내정됐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이번 과학부시장 인선은 `회심의 카드`라 할 수 있다. 일부 시민들에게는 조금 낯선 이름일지 모르나 김 전 원장은 자타공인의 대덕특구 산증인이다. 국방과학연구소를 거쳐 표준과학연구원까지 38년간 화학공학 분야에서 재직했다고 하니 두 말이 필요없다. 대전에서 연구원으로 청춘을 보낸 것은 물론이고 표준연 원장을 역임한 바 있고 대덕특구 기관장협의장으로서도 리더십을 발휘한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김 전 원장이 과학부시장으로 일하게 되면 그의 영입 효과는 담보된 것이나 진배없다. 당장 무슨 실적과 결과물을 재촉한다면 성급한 태도다. 그보다는 김 전 원장이 과학부시장 타이틀을 달고 과학기술 및 연관 산업 분야에서 전문성과 경륜을 투사하고 그러면서 차츰 과학문화도시답게 대전을 새롭게 디자인해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중요하다. 그 길은 누구도 가보지 않았고 김 전 원장이 취임하면 그가 알아서 대덕특구와의 상생을 동력 삼아 대전의 미래발전상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에 시동을 걸 것이다. 이미 그는 대전의 현안과 과제, 나아갈 방향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자기 주력 분야인 과학기술 분야에서 일하게 되는 만큼 대덕특구와의 가교역할에만 끝나지는 않을 것이고 지역 혁신성장을 견인하는 방식으로 4차산업혁명 특별시 대전의 조타수 역할을 묵묵히 해낼 것이라는 게 시민 눈높이다. 대전 과학계에서 환영의 메시지가 잇달아 발신되고 있는 있는 모습도 김 전 원장만이 보유한 경험적 자산과 지적 전문성 등과 무관치 않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인지 "대덕특구가 가진 첨단 기술 활성화" 주문을 내놓는가 하면, "과학기술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대규모 국책사업 유치 등을 통한 더 높은 첨단 과학기술을 보여줄 때"라는 기대감도 표출되고 있다.

허태정 시장은 "과학기술정책은 일관성 있고 길게 보고 가야 하므로 남은 임기 동안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는데, 타당한 언명이다. 장차관 감으로도 손색 없는 김 전 원장이다. 그런 재목이 지자체 부단체장 감투 욕심을 냈을 리 만무다. 되도록 그에게 재량권을 부여할 일이고 그래야 같은 직무를 수행해도 신바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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