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비엔날레 2020' 참여 작가 소개 ③ 신승백·김용훈
이번 `대전비엔날레 2020`에서 그들이 전시하는 `넌페이셜 포트레이트(2018-2019)`는 완성된 초상화에서 인공지능이 얼굴을 인식할 수 없음을 전제조건으로 두고 인간과 기계 사이에 존재하는 의식과 무의식, 인간 시각의 의미 등을 실험하는 작품이다. 전시에는 2018년 한국 화가들이 그린 초상화 7점과 2019년 일본 화가들이 그린 3점이 설치됐고,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 기록된 영상도 함께 설치됐다.
화가의 작업대에 설치된 카메라는 초상화가 그려지는 과정을 촬영하는 동안 모니터에 얼굴 검출 여부를 표시해준다. 화가는 그림을 그리면서 모니터에 표시되는 결과를 바탕으로 경험적으로 인공지능 시각의 특성을 파악한다. 화가는 인공지능에 의해 얼굴 인식이 되지 않는 초상화를 그려나가지만 이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초상화를 인물과 유사하게 그리면 쉽게 얼굴인식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얼굴인식이 되지 않게 그릴수록 그림은 대상에서 멀어져 초상화라고 인식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얼굴로 인식하지 못하지만, 인간은 그 대상이라고 여길 수 있는 인간만의 시각적 영역을 찾아야 한다. 이를 통해 인간 시각의 특별함인 추상성을 인공지능 시각이 인지해 비정형적인 얼굴을 그리는 것이 과연 가능한지,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 그림들은 어떤 모습일지 이번 작품들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신승백·김용훈 작가는 "인공지능이 인간만이 인지할 수 있는 초상화를 그리는 것이 과연 가능할지에 대한 질문이 작품활동의 출발점이 됐고,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궁극적으로 화가들이 기존에 없던 전혀 새로운 양식으로 초상화를 그려내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사진의 발명이 회화에 큰 영향을 끼친 것처럼 인공지능 시각이 예술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궁금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공지능의 시각 능력도 점점 발전하고 화가들의 대응 방식도 조금씩 변화해 나갈 것으로 판단돼 앞으로도 화가들과 프로젝트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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