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개발공사-홍성·예산군 갈등… 아산시-LH 판결 기다려 '소극행정' 비판

내포신도시에 설치된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투입구. 김성준 기자
내포신도시에 설치된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투입구. 김성준 기자
충남개발공사와 홍성, 예산군이 애물단지로 전락한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소유권을 두고 여전히 갈등을 빚고 있다. 내포신도시 개발 완료 시점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서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비슷한 사례인 아산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간 소송 결과만 기다리고 있어 소극행정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충남도와 홍성군, 예산군, 충남개발공사는 최근 내포신도시에 설치된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인수인계를 앞두고 합동점검을 진행했지만 소유권 이전에 대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점검을 끝냈다.

내포신도시 행정구역인 홍성군과 예산군은 시설물을 소유하게 될 시 연간 수십억 원에 달하는 운영비와 얼마가 들어갈지 가늠하기 조차 어려운 유지보수 비용을 우려해 인수를 거부하고 있다.

안기억 홍성군 신도시시설관리사업소장은 "최근 관련 합동점검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의 소유권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자동집하시설 이송관로가 지하에 매설돼 있다 보니 시설이 노후화됨에 따라 수반되는 보수 비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충남도는 폐기물 처리 의무가 있는 홍성군과 예산군이 자동집하시설 소유권을 가져간다는 전제 하에 추가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사업시행자인 충남개발공사도 소유권을 양 군에 넘기기 위해 충남도와 함께 인수인계를 시도하고 있지만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곤란을 겪고 있다. 도 관계자는 "자동집하시설을 운영하며 발생하는 운영비를 일정 부분 지원해 줄 의향이 있지만, 양 군이 소유권을 가져가야만 협상테이블로 옮겨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 기관들은 유사 사례인 아산시와 LH 간 상고심 판단만 기다리고 있다. 아산시는 크린넷 시설 인수를 거부하며 제기한 항소심에서 패소하자 이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판결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내포신도시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은 2014년 준공됐지만 시설 인수인계가 늦어지면서 2017년 6월부터 음식물쓰레기를 제외한 일반쓰레기 자동집하시설만 시험 운영 중이다. 정식 운영 시기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은 주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내포신도시 롯데캐슬아파트에 거주 중인 김모(39) 씨는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이 설치돼 있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용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방한일 충남도의원(예산1·국민의힘)은 "음식물쓰레기 봉투가 집하장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터지면 관로가 부식되는 문제 등이 발생해 내구연한이 당초보다 짧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운영비가 어마어마하게 들어가는 데도 불구하고 이런 시설을 왜 도입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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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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