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강화 불구 외지인 매입 증가… 자치구 중 중구 큰 폭 거래

[사진=대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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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대전 지역 아파트 전체 매매거래 4채 중 1채는 외지인이 매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지역 확대 등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전국의 아파트 거래시장이 위축되면서 대다수 시도에서 외지인 매입이 비율 줄고 있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세종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이 대전까지 영향을 미치며 투자 수요가 몰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한국감정원 부동산거래 현황에 따르면 8월 전국의 외지인 아파트 매입 비율은 21.2%이다. 전달인 7월(24.7%)보다 3.5%포인트 줄고 지난 6월(26.9%)보다는 5%포인트 넘게 줄었다.

지역별 통계에도 이 같은 추세가 관측된다. 방사광 가속기 호재로 전국에서 수요가 몰리며 외지인 비율이 30%를 넘었던 충북 지역도 8월 들어 24.7%로 떨어졌다. 충남의 경우에도 7월 36.7%에 달하던 외지인 매입 비중이 한달 새 10%포인트 정도 떨어진 26.4%를 기록했다. 6·17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인천시도 7월 29.1%에서 8월 24.3%로 떨어졌다. 경기도의 경우에도 7월 28.1%에서 8월 24.6%로 감소했다.

전국적으로 외지인 거래가 주춤한 상황이지만 대전은 오히려 늘어났다.

8월 대전에서 이뤄진 아파트 전체 거래 1825건 중 대전이 아닌 곳에서 거주하는 사람이 매입한 건수는 458건으로 전체의 25.1%를 차지했다.

지난 1월 21.1% 이었던 외지인의 대전아파트 매입 비중은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부동산 거래가 전반적으로 뜸해진 5월에 18.2%까지 줄어들었다가 6월(21.4%)에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뒤, 7월에는 26.3%를 기록하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즉, 올초 외지인 거래가 5건 중 1건 정도였다면, 최근 들어 4건 중 1건으로 증가한 셈이다.

자치구별로는 중구의 외지인 거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중구의 지난달 외지인 매입 비중은 전체 거래(299건)의 절반 가까운 44.8%를 차지했다. 7월(27.0%)대비 17.8%포인트 폭등했다. 거래 건수도 7월 66건에서 8월 134건으로 2배 이상 불었다. 혁신도시 및 트램건설 기대감과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외지 투자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대덕구도 8월 19.8%를 기록하며 전달인 7월(19.0%)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서구(27.5%→23.9%)와 유성구(27.8%→24.5%), 동구(26.3%→14.7%)로 감소했다.

부동산 업계는 외지인의 대전 부동산 시장 진입이 확대되는 추세이지만, 향후 외부 투자 수요의 추가 진입은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이다.

공인중개사협회 대전지부 한 관계자는 "정치권의 천도론 등 단기적인 호재로 세종 집값이 급등하면서 이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6·17 부동산 대책 시행으로 규제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주택담보대출 가능비율 조정, 양도·종부세 등 세제 규제 강화,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등 매수자에게 까다로운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외지인 투자 수요 유입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조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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