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가가 무상 임대한 공간을 학생들이 직접 설계하고 운영

한 학생이 논산 마을공간 `위쥬`에서 포켓볼을 치고 있다. 사진=충남도교육청 제공
한 학생이 논산 마을공간 `위쥬`에서 포켓볼을 치고 있다. 사진=충남도교육청 제공
충남 논산에 청소년들이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마을공간이 생겨 화제다.

마을공간 `위쥬`는 함께 어울려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공간으로 `With You(너와 함께)`라는 뜻을 담고 있다. 학생들은 방과후 위쥬에 들러 차를 마시고, 보드게임을 하며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교육을 받으며 꿈을 키워간다. 학교를 마친 뒤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시골 마을 특성상 위쥬는 놀이공간이자 문화공간, 교육기관으로써 역할한다.

위쥬는 평소 청소년 복지에 관심이 많았던 이정근(65) 논산청소년문화연구소장이 지난 5월 자신의 건물 중 264㎡ 규모의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해 탄생할 수 있었다. 당초 은퇴한 친구들과의 사교 모임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생각이었지만 평소 청소년 복지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방과 후 마땅히 갈 곳 없는 아이들의 사정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시골에는 학생들이 방과 후 교육을 받거나 놀이를 즐길 만한 공간과 콘텐츠가 도시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학생들이 학교를 끝마치고 저녁 시간이 될 때까지 방황하지 않도록 놀거리와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죠."

논산계룡교육지원청은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인 만큼 14개 학교 110여 명의 학생들이 직접 공간 설계와 운영에 참여하도록 했다. 학생들은 논산공예협동조합 목공 마을교와 꼼지락 바느질 마을교사로부터 목공과 바느질 기술을 배웠고, 자신들이 설계한 도면대로 시설을 구축했다.

이경신(19) 논산여자상업고등학교 학생은 "처음에는 공간을 제작에 어려움을 느꼈지만 만들고나서 뿌듯함을 느꼈다. 운영하며 부족한 점이 발견될 때마다 고쳐나가고, 질서를 위한 규칙을 만들어서 보완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학생들은 방과 후 위쥬에 모여 탁구와 포켓볼을 치거나 책을 읽고, 게임을 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에 여념이 없다. 또 복지사들도 위쥬에 들러 학생들에게 간식을 제공하는 등 돌봄에 나서고 있다.

이 소장은 해당 건물에 있는 본인 소유의 볼링장을에서 학생들에게 무료로 볼링 강습을 해주기도 한다.

이 소장은 "학생들이 학교 끝나고 이곳에 와서 여러 유익한 활동들을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너무 행복하다"면서 "앞으로 이곳을 기점으로 충남 시·군별로 한두 개씩 생기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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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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