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생활비 지출 부문에서 가구마다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1-2인 가구는 생활비 지출이 소폭 줄어든 반면, 자녀가 있는 가정은 식비가 크게 증가한 분위기다.

우선 1-2인 가구는 커피숍이나 술자리 등 외부 활동을 자제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전체적으로 생활비 지출이 오히려 줄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을 보면 `외부활동을 줄이면서 생활비가 절약되고 있다`거나 `어디를 가지 못해 집에서 해먹다 보니까 외식비 등이 확실히 줄었다`는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일부 취미활동도 제약을 받으면서 돈이 절약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와 달리 자녀가 있는 가정은 식비로 지출하는 생활비가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에 등교하는 날이 줄면서 점심을 비롯해 간식 등을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행정안전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한 1차 긴급재난지원금 가운데 사용처 파악이 가능한 신용·체크카드 충전금으로 지급된 지원금 중 마트·식료품 업종(26.3%), 음식점(24.3%) 등 절반 정도가 식비로 지출됐다. 이어 병원·약국(10.6%), 주유(6.1%,), 의류잡화(4.7%), 편의점(4.6%), 학원(3.6%) 등의 업종에서 카드 충전금이 쓰였다.

다만, 자녀가 있는 가정도 키즈카페 등 외부 놀이시설 방문 횟수가 크게 줄고, 학원비가 절약되다 보니 늘어난 식비를 감당할 수 없는 정도는 아니었다. 주부 A씨는 "불안한 마음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며 "집에서 점심과 간식까지 챙겨주다 보니 식비는 조금 늘었지만 외부활동을 못하는 것도 있어서 부담될 정도는 아니다"라고 귀띔했다.

직장인 B씨는 "마스크를 구매해야 해 지출이 늘어난 건 있어도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생활비가 눈에 띄게 증가하지는 않은 것 같다"며 "물가는 계속해서 오르는데 코로나 때문에 연봉을 동결하자는 분위기다 보니 하루빨리 사태가 종식되지 않으면 앞으로는 조금씩 힘들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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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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