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신화를 읽는 시간] 조지프 캠벨 지음/권영주 옮김/ 더 퀘스트/ 404쪽/ 1만 9000원

삶이 반영되는 신화란 어떤 것이며 그 기능은 무엇인가? 인류의 첫걸음부터 함께한 신화는 현대인의 압도적인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될까? 미국 `최고의 신화 해설자`로 불리는 세계적인 신화학자인 조지프 캠벨이 신화의 힘이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분석했다.

저자는 과거 원시시대에서 첨단과학이 새 지평을 열어주는 오늘날까지, 모든 신화가 솟아나는 근원, 다시 말해 인간의 창조적인 상상력을 돌이켜보면서 신화가 태어나고 교체되는 과정을 탐사한다.

그는 이 책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힘에 대해 역설한다. 현대로 접어들며 지난날 사람들의 삶을 강력하게 장악한 옛 신화 체계와 종교가 힘을 잃고, 우주뿐 아니라 인류의 기원과 역사에 대해 과학이 구시대의 믿음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비교 문화 연구 덕에 이제 세계 곳곳에 비슷한 신화가 존재했다는 것도 알려졌다. 세상은 새로운 기대에 부풀기도 했지만, 삶을 지탱하던 환상이 흔들리면서 인간의 내면도 같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현대인은 쉽게 정신의 온전함과 건강을 잃고 통과의례가 사라진 현대사회에서 20-30대들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배울 길이 없다. 저자는 옛 신화들이 받쳐주던 삶의 토대를 통해 인생의 목표를 새롭게 다시 세워야 할 시기가 왔다고 강조한다.

특히 저자는 "신화를 읽는 것은, 삶이라는 미궁을 헤매며 자신의 중심을 찾는 일이다"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신화는 삶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 인류가 생겨나면서 함께한 보편적 사실을 알려주는 길잡이기 때문이다. 이런 보편적 힘은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서 삶에 지속해서 영향을 끼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삶은 신화로부터 깊이와 심리적 안정, 그리고 의미를 얻을 수 있다. 전설에는 인간의 근원적 문제, 본질적 원칙 등이 담겨 있고 이는 현대에 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또 저자는 신화란 인생의 답을 찾아 내면으로 떠나는 여행이고 그 과정은 크고 작은 모험으로 상징적으로 표현된다고 한다. 그렇기에 신화와 영웅 또는 성인들의 삶은 글자 그대로 읽으면 안된다. 그 모든 것은 상징이기 때문에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가 중요하다. 이어 그는 영토를 구분하는 경계란 언제나 무너졌다고 한다. 하지만 세상 곳곳의 신화와 종교의 뿌리를 더듬어 내려가 보면 그 토대엔 특정한 기본 원형들이 존재했으며, 그 원형은 이제 더 이상 단일민족이나 특정 지역 또는 종교에 국한되지 않으며 우리가 왜 신화들의 공통분모를 인식해야만 하는지, 그리고 이런 통찰이 어디에서나 인간의 잠재력을 발휘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지 보여준다.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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