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버스에서 노래 부르면 사업정지…'단풍 방역' 실효성 주목

본격적인 단풍철을 맞아 정부가 특별방역대책을 내놓았다. 사진은 오대산 입구에 설치된 안내판. 사진=연합
본격적인 단풍철을 맞아 정부가 특별방역대책을 내놓았다. 사진은 오대산 입구에 설치된 안내판. 사진=연합
본격적인 단풍철이 시작되면서 정부가 방역고삐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국립공원을 찾은 탐방객은 560만 명으로 연중 가장 많은 인원이 다녀갔다. 올해 역시 단풍철인 10월과 11월 국립공원과 자연휴양림을 찾는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방역 당국은 관광 목적 전세버스 방역 수칙을 제시했다.

탑승객 명단 작성이 의무화되고, 차량은 운행 전후 방역을 실시해야 한다. 운전기사는 마스크 착용과 대화, 음식물 섭취 자제 등의 방역수칙을 육성으로 안내하고 제대로 지키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버스 안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행위는 여객법에 따라 사업정지와 같은 처벌이 내려진다. 또 휴게소에는 테이블에 투명 가림판이 설치되고, 출입자 명부 작성을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고속도로와 국도 주변, 국공립 공원, 유원지 내 음식점과 카페 등의 방역수칙 이행여부를 점검한다. 특히 관광지 부근 유흥시설도 집중점검 대상이다.

주요 휴양림과 수목원은 적정 이용인원 규모를 조정해 운영하기 위해 사전예약제를 실시한다. 단풍 관광 시설은 주요 탐방 지점에 출입 금지선을 설치하는 등 밀집도를 완화하는 한편 국립공원별로 대형버스의 주차장 이용 자제 등을 권고할 예정이다.

이 같은 정부 방침이 전해지자 관련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자체적인 소독작업과 함께 버스 탑승 전 전자출입명부 즉, QR코드를 통해 출입객 명단을 관리하는 방안과 운전기사 교육 등 산적한 업무준비에 바쁜 모습이다.

일부 업체의 불만도 쏟아졌다. 지역의 한 전세버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방역 관리 목적과 취지 자체는 공감하지만, 현재까지 전세버스에서는 확진된 사례가 한 건도 없었다"며 방역 우려 대상으로 지목된 데엔 유감을 표했다.

문제는 이 같은 대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느냐에 달렸다.

익명을 요구한 전세버스 기사 A씨는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버스 대부분이 차내에서 음식 섭취가 가능한 구조로 되어 있는데다 탑승객들이 개별 행동을 할 경우, 이를 통제하기엔 역부족"이라며 "정부에서 제시한 방역수칙은 말 그대로 탑승객들의 자발적 협조가 없는 한 실효성 없는 것들이 절반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탑승객들의 불안감 또한 여전하다. 이달 말 가족 단위 여행을 위해 관광업체에 예약을 마친 B씨는 "이미 지난 주부터 단풍관광이 시작되었는데 지금에서야 방역대책이 나왔다는 건 늦은 감이 있다"며 "보조 요원도 없이 기사 1명이 운전과 안내, 방역업무까지 맡는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최대 500여 만명의 행락객이 이동할 것으로 추산된 가을 단풍철을 맞아 정부가 발표한 `단풍방역` 대책이 코로나 19 확산흐름에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장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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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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